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기자의 눈] 한인 표는 '웰컴', 기림비는 '노'

신승우/사회부 차장

오렌지카운티 부에나파크에 추진되고 있던 위안부 기림비 설립이 쉽지 않아 보인다. 준비 미숙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정치력 부족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다수결 원칙에 따라 5명으로 구성된 시의회에서 최소 3표를 얻어야 설립이 승인되는데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본지에 보도된 바에 따르면 5명의 시의원 중 한인 밀러 오를 포함해 2명이 찬성의견을 나타내고 있으며 1명은 중립, 다른 2명은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선의 중진인 아트 브라운 의원은 시의회에서 기림비 설립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브라운 의원은 부에나파크 시장은 물론 오렌지카운티 교통국(OCTA) 이사회 이사장까지 역임할 정도로 이 지역에선 영향력이 큰 인사다. 2년간의 공백 뒤에 치른 지난 시의원 선거에선 8명의 후보 중 1위를 차지해 당당하게 현역에 복귀했다.



사실 그의 당선 뒤에는 한인사회의 공도 있었기에 이유를 떠나 위안부 기림비 설치에 반대하는 그의 결정에 배신감마저 느껴진다. 자칭 한인정치력신장단체라는 iCAN은 당시 오렌지카운티 지역에 한글로 된 선거 홍보물을 배포하며 아트 브라운 후보를 뽑으라고 적극적으로 지지활동을 펼쳤다.

당시 부에나파크 시의원 선거에는 마침 1.5세 한인 후보도 출마한 상태였지만 iCAN은 당선 가능성 없는 한인 후보보다는 당선이 확실한 타인종 후보를 지지하자는 논리를 폈다. 당선될만한 후보를 지지해야 훗날 이 지역에서 한인들이 애로사항을 겪을 경우 그 타인종 정치인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틀린 말은 아니다. 정치인들은 자신을 지지하고 후원금을 보탠 주민들에게 더욱 애정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론적으로는 틀렸다. 브라운 의원은 일본 정부의 주장의 그대로 옮긴듯한 이유를 들며 한인사회의 요청을 거부했다. 결국 한인들의 지지를 받고 당선된 브라운 의원이 결국 우리의 바람과는 반대되는 결과를 만들어 냈다.

이번 결과에 대한 한인사회의 반응을 아는지 모르는지 브라운 의원은 부에나파크와 자매결연 관계에 있는 포천시에 부부동반으로 방문하기 위해 기금모금까지 할 것이라는 말도 들린다. 물론 한국을 방문한 후 한국에 대한 이해가 넓어질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현재까지 그의 행보는 한인사회의 시각에서 탐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 일을 보면서 결국은 우리 스스로의 힘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라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든다. 우리는 우선 한인 정치력 신장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가능한 많은 시민권자가 유권자 등록을 해야 하고 실제로 투표에 참여하면서 우리의 목소리를 정치권에 전달해야 한다. 또 가능성 있고 건전한 사고를 가진 인재를 발굴해 정치계에 진출을 시켜야 한다. 이러한 범 커뮤니티 차원의 노력 없이 우리는 너무 성급히 열매를 따 먹으려 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역사로부터 미래를 배운다고 했다. 우리는 외부의 힘에 의존했다 나라를 뺏긴 쓰라린 아픔이 있는 민족이다. 당하지 않으려면 우리 스스로의 힘을 키울 수밖에 없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