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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나 한 명쯤이야'의 함정

이수정/사회부 기자

한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인 클럽나라(구 콩디스크) 운영자인 김홍일(50) 대진대 컴퓨터 공학과 교수와 관리를 맡아오던 제자 4명이 3일 체포됐다. 한국 서울지방경찰청 외사과 국제범죄수사대가 미국의 이민세관단속국(ICE), 인터폴 등과 합동 수사를 시작한 지 3년 만의 수확이다. 〔〈【KBS·MBC·SBS 등 한국 방송 3사는 지난 2010년 말 서울지방경찰청에 클럽나라 운영자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한 바 있다. 】〉〕김 교수 등은 지상파 방송과 케이블TV의 드라마·예능·교양·뉴스 방송과 영화 등 콘텐트 3만여 건을 무단으로 업로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문득 3개월 전 인터넷 고장으로 집을 방문했던 케이블 회사 타인종직원의 말이 떠올랐다. 수리를 모두 끝낸 그는 인터넷 사용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해 보라며 "클럽나라에 접속해보라"고 권했다.

한인 고객을 많이 상대한다는 이 직원은 클럽나라 사이트 사용 방법에 대해서도 꿰고 있었다. 그는 "워낙 많은 한인 고객들이 문의를 해오다 보니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나같은 방법으로 클럽나라를 이용하는 타인종들도 꽤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클럽 나라 사이트 가입자는 미국과 캐나다를 합쳐 대략 3만 여명이다. 사용자들은 운영자 구속이 잘됐다는 반응보다는 오히려 아쉽다는 분위기다. 일부는 혹시 모를 벌금 폭탄보다 당장 내일부터 드라마, 쇼를 어떻게 보느냐를 걱정하고 있다.



미주 커뮤니티사이트인 미씨USA(www.missyusa.com)에서는 기사가 나가기 전부터 클럽나라 이야기로 떠들썩했다. 클럽나라의 한 이용자는 "케이블보다 싼 비용으로 한국 프로를 편하게 보고 개인적으로 참 고마웠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운영자가 불법이 아니라고 해서 돈을 내고 이용했는데 벌금 폭탄이 웬 말이냐', '이미 지불한 돈은 어떻게 돌려 받느냐' 등 억울하다는 의견도 있다.

불법 다운로드를 근절하자는 언론 보도는 하루가 멀다고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유명 가수나 배우가 불법다운로드로 인한 저작권 침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강 건너 불 보듯 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아직까지도 일반인들에게 저작권 인식이 그만큼 부족한 것이다.

한류 산업의 정착 역시 저작권 보호가 우선돼야 한다. '나 한 명쯤이야, 노래 하나쯤이야 받아도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한국에만 있으리라는 법은 없을 테니 말이다. 현재 K팝으로 해외에서 수익을 내는 지역은 중국·동남아·일본에 편중돼 있다. 그 중 동남아로 유통되는 한국 음원의 90%는 불법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저작권의 사전적 의미는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인 저작물에 대한 배타적·독점적 권리를 뜻한다.

누군가의 창작의 고통으로 탄생한 영화나 음악이 무료로 공유되고 배포된다면 이를 제작한 사람들은 일정한 수익을 받지 못하게 되고 결국에는 더 이상 저작물을 만들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다.

저작권 침해는 막대한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창작자의 창작의욕을 떨어뜨리고 더 나아가서는 문화산업발전을 막는다. 마지막 피해자는 결국 창작물을 듣고 보는 '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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