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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미국의 오일 붐과 시리아 군사개입

[LA중앙일보] 발행 2013/09/09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3/09/08 17:18

안유회/경제부 부장

'경제 최우선 시대'에 시리아 내전이 미국의 해외 분쟁 개입의 새로운 모델을 시험하고 있다.

시리아 내전은 2년 8개월 동안 지역 갈등의 성격이 강했지만 지난달 21일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에 화학무기를 사용해 민간인 등 1300여 명이 사망하면서 세계적 이슈로 급부상했다. '화학무기'와 '어린이 수백명 사망'.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리더십'을 보여주지 않을 수 없는 정치적 압박에 놓였다.

문제는 경제난이다. 천문학적 비용이 드는 군사개입은 이제 인기가 없다. 오바마 대통령도 처음부터 시리아 내전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다. 화학무기 사용 이후에도 '세계의 경찰'을 적극적으로 자처하지도 않는다. 이전의 대통령처럼 의회에 나가 인권과 자유, 세계평화를 외치는 멋진 연설을 하며 전쟁 개시를 선언하지 않는다. 대통령에게 전쟁 개시권이 있음에도 공을 의회에 넘겼다. 7일 연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인간의 존엄'과 '미국의 국가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거론하며 군사행동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제한적 개입'과 '지상군 투입 불허'를 강조했다. '역설'보다는 '호소'에 가까웠다.

각종 여론 조사를 보면 군사행동 반대 여론이 높다. 의회에서도 군사개입 찬성이 그리 높지 않다.

유권자들은 '경제도 어려운데 무슨 전쟁이야'는 반발이 적지 않다. 군사개입을 지지하는 존 매케인 상원은 6일 피닉스의 타운홀 미팅에서 '우리는 전쟁을 막으라고 당신을 의회에 보냈다", "우리는 또 다른 전쟁을 감당할 여력이 없다"는 유권자들의 거센 항의에 시달렸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에서의 10년 전쟁으로도 부족하냐는 것이다.

군도 '돈이 많이 안 든다'고 호소한다. 조너선 그리너트 해군참모총장이 5일 전비를 수천만 달러 정도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1기에 150만 달러, 구축함 배치에 수백만 달러 등 전비 내역을 구구절절 밝혔다.

군사개입 반대의 배경에는 석유 수급에 대한 자신감도 있다. 최근 미국에는 셰일 석유(Shale Oil) 개발붐이 뜨겁다. 셰일은 석유가 고인 곳의 아래에 있는 사암층을 뚫으면 나오는 지층이다. 이곳엔 석유와 천연가스를 함유한 바위 무더기가 있는데 이 바위를 엄청난 수압의 액체를 뿜어 파쇄한 뒤 원유를 끌어올린다. 미국은 이미 하루 65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전체 원유 소비량에서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의 60%대에서 현재 30%대로 떨어졌다. 이마저도 9월엔 원유 생산량이 수입량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미국은 중동의 원유에 의존하다 보니 중동권 정세를 관리해야 되고 무슨 일만 벌어지면 전전긍긍하며 개입해야 됐다. 셰일석유 개발로 이젠 그렇지 않다. 최근 중동권 정세의 불안에도 개스값이 갤런당 3달러 중반대를 유지한 것도 셰일석유 덕분이다.

게다가 셰일석유 개발은 이제 시작이다. 노스 다코타주 바켄 지역에서는 연간 2000여 개의 유전이 발견됐고 가주 몬터레이 지역에서도 시추가 한창이다. 10~20년 안에 미국이 에너지 독립국이 될 것이란 분석도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시리아 내전 개입은 대외정책의 새로운 길을 가는 첫번째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애국주의는 가고 경제적 이익이 중요하다. 린다 빌름스 하버드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지난 3월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비가 최대 6조 달러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제 이런 천문학적 비용의 전쟁을 하는 시대는 갔다. 또 미국은 중동의 원유에 목을 매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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