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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패스트푸드의 변신 노력

[LA중앙일보] 발행 2013/09/30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3/09/29 19:09

안유회·경제부 부장

지난 5월 맥도날드 본사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아홉 살 소녀 해나 로벗슨이 일어나 돈 톰슨 최고경영자에게 준비해온 질문을 던졌다. "제가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대기업들이 장남감과 만화 캐릭터로 아이들을 속여 좋지 않은 음식을 먹게 한다는 것입니다. 톰슨 최고경영자님, 아이들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기를 원하지 않으세요?" 톰슨 최고경영자는 "해나, 우선 우리는 정크 푸드를 팔지 않아요. 우리 아이들도 맥도날드 음식을 먹어요."

언론에 보도된 소녀의 발언은 최근 패스트푸드 업계가 왜 '건강식 메뉴'를 들고 나오는지 잘 말해준다.

건강식 메뉴의 시작은 패스트푸드 업계 순위 2위인 웬디스였다. 웬디스는 최근 프레첼 베이컨 치즈버거를 내놓아 대성공을 거뒀다. 덕분에 웬디스의 2분기 매출은 15%나 급증했다.

업계 1위인 맥도날드와 3위인 버거킹도 건강 메뉴를 들고 나왔다. 버거킹은 소금과 지방, 칼로리에서 건강에 안 좋은 음식으로 꼽히는 프렌치프라이를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지방과 칼로리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맥도날드는 밸류 메뉴에서 고객들에게 건강한 음식 선택권을 주기로 했다. 프렌치프라이 대신 샐러드나 과일, 채소를, 소다 대신 물이나 우유, 주스를 고를 수 있게 했다. 햄버거와 떼어놓을 수 없는 절대 메뉴였던 프렌치프라이와 소다를 내려놓은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소비자들이 건강에 얼마나 예민하고 업계가 소비자의 변화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게 됐는지를 보여준다. 버거킹은 2년 전부터 햄버거의 치즈를 두 개에서 하나로 줄이고 샐러드와 스무디를 추가하면서 1954년 창업 이후 가장 큰 메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맥도날드가 20개 국의 매장에서 벌일 건강식 메뉴 전환은 2020년에야 끝나는 대대적인 사업이다.

이들의 방향 전환은 단순히 소비자단체에서 일하는 어머니를 따라온 소녀 같은 소비자들의 항변 뿐만 아니라 판매 정체와 이윤폭 하락 같은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다. 거대한 프랜차이즈 회사마저 57년만의 식단 변화나 7년간의 변화에 나서게 할 정도로 식품의 건강 문제에 소비자들은 예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그렇다고 패스트푸드 회사들이 정말 건강한 음식을 팔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건강 메뉴는 정확하게는 '지금보다는 건강 문제가 개선된' 음식이다. 가격 경쟁을 생각하면 아무리 메뉴를 개선해도 이들의 위치는 패스트푸드보다 신선한 재료와 메뉴를 파는 치폴레 같은 '패스트 캐주얼 식당'의 메뉴에 미치기 어려울 것이다. 샐러드와 우유를 추가해도 햄버거는 햄버거이기 때문이다.

일부에서 패스트푸드가 패스트푸드를 떠나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갖는 것은 이 때문이다. 건강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비용은 더 들어가지만 여전히 패스트푸드이기 때문이다.

다른 분야처럼 가격경쟁 속에 이윤폭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식품업계는 건강이라는 새로운 변수를 감당해야 한다.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건강을 중시한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이후 더욱 예민해진 것 같다. 처음엔 후쿠시마산 수산물이었으나 이제는 일본산 수산물 전체와 후쿠시마에서 생산된 다른 제품으로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처음엔 괴담으로 치부됐고 지금은 안전하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지만 사람들의 불안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인마켓에 수산물 방사능 측정기가 등장하는 걸 보면 건강 문제는 중요해졌고 앞으로 더 민감한 문제가 될 것이다. 사실이 아니라고, 안심하라고 해서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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