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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재닛 옐런의 '대리석 천장' 뚫기

김완신/논설실장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의장으로 재닛 옐런이 공식 지명됐다. 연방준비제도 100년 역사상 첫 여성 의장이다. 내년 1월말 임기가 끝나는 벤 버냉키 의장의 후임인 재닛 옐런은 상원 인준을 남겨두고 있지만 민주당이 우세한 상원에서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후 하버드대와 UC버클리에서 교수로 재직했던 옐런은 연준 이사와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 연준 부의장 등을 역임했다.

미국의 '경제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연준 의장에 옐런이 지명되면서 미국 경제의 방향타가 최초로 여성에게 넘어갔다. 세계경제도 그가 시행할 정책에 주목하고 있다. 환율과 국제수지를 감독하는 국제통화기금(IMF) 수장에는 이미 프랑스 재무장관 출신인 여성 크리스틴 라가르도가 취임했고 현 유로 경제위기 타개에도 사실상 독일 여성총리 앙겔라 메르켈이 선봉에 섰다.

경제분야에서 여성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제까지 산업계에서 여성인력은 소외돼 왔지만 점차 활용도가 커지면서 능력도 남성을 추월하고 있다. 미래학자들이 예견한 '위미노믹스(Womenomics.여성과 경제의 합성어)' 즉 여성이 경제를 이끌어가는 시대가 왔다. 지난달 25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도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일본경제를 살리는 화두로 '위미노믹스'를 언급하며 2020년까지 산업현장의 여성인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50년간 미국의 여성경제활동 인구는 2배 이상 늘었다. 또 대도시 젊은 여성들의 소득은 이미 남성을 앞섰다. 리치어드바이어스가 인구센서스국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8년 기준으로 대부분의 도시에서 22~30세 여성들의 소득이 남성 보다 평균 8% 높았다. 해를 거듭할수록 격차는 커지고 있다. 여성소득이 많은 이유는 대졸여성의 비율이 남자보다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20대중반에서 30대중반 연령층에서 학사학위 이상을 가진 여성 비율은 32.7%이지만 남성은 25.8%에 불과하다. 여성의 경제계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세계적인 기업의 최고위직에도 여성의 리더십이 발휘되고 있다. IBM의 지나 로메티 펩시의 인드라 누이 록히드 마틴의 메릴리 휴슨 등의 대표적이다.



경제계에서의 여성 능력은 객관적인 평가로도 입증된다. 젠거.포크먼 리더십 컨설팅 연구소는 2011년 남녀 리더 7000여명을 대상으로 16개 분야로 나눠 리더십의 우열을 가렸다. 15개 분야에서 여성들이 남성보다 뛰어났고 여성이 뒤진 분야는 한개 뿐이었다. 팀워크 자기계발 성실성 정직도 추진력 동기부여 문제해결 커뮤니티케이션 등에서 '여성적 리더십'이 남성보다 우수했다. 반면 남성은 승진과 성공을 위한 일종의 처세술(?)에서 여성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상위시대'라는 말 자체가 무의미해지고 있다. 이제는 남자 또는 여자를 상위에 올려놓고 수직적인 서열을 정하는 것 자체가 남녀차별이다. '남성'과 '여성'이라는 용어는 생물학적 정체성을 구부하는 것외에 별다른 의미를 갖지 못하게 됐다.

2007년 1월 낸시 펠로시 의원은 미국 역사상 첫 여성 하원의장에 취임하면서 '대리석 천장(Marble Ceiling)을 뚫었다'라는 말을 했다. 여성 및 소수계라는 이유로 상위직으로의 진출을 막는 장애물이 '유리 천장(Glass Ceiling)'이라면 대리석 천장은 천장 너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유리 보다 더 어려운 장벽이었다. 이제 경제분야에서 여성들의 유리 천장은 깨졌고 대리석 천장도 그다지 견고해 보이지 않는 시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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