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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한반도의 변화와 한미관계

유철 USC한국프로젝트 연구원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당선은 한국 사회의 보수와 진보의 대결에서 진보의 승리를 의미한다. 진보는 변화와 개혁을 추구한다. 무엇이 한국을 변화의 바람으로 몰고 갔는가 노무현 후보의 당선을 도왔던 한국에서의 반미 감정을 포함하여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들은 미주 한인들에게 바람직한 것인가

한국인은 변화를 원한다. 한국은 개발도상국으로만 남아 있기를 원치 않았고 중진국으로, 선진국으로, 더 나아가 세계의 중심국으로 진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인이 진보를 선택한 것은 여기에 대해 많은 한국인이 동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을 비롯한 서양의 패권은 21세기에도 변함 없고 한국의 발전에는 명백한 한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 보수의 시각이었다.

이제는 선진국 문턱에 들어섰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떠오르는 신흥공업국으로서 한국은 대외적으로 자신의 변화된 힘에 걸맞는 대접을 당연히 요구한다. 이러한 요구는 유일 초강대국의 지위를 지속하고 동맹국을 포함한 전세계를 자신의 독단적 의지에 종속시키려는 미국의 현상유지, 나아가 패권의 추구와 충돌해왔다.

대외적 걸맞는 대접 당연



미국에 살고 있는 한국 교민들은 한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반미의 물결을 상당한 우려의 눈으로 쳐다보는 것 같지만 필자는 이러한 우려가 기우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인의 반미 감정의 근원은 한국과 미국 사이의 다양한 불평등 관행이었고, 한국인들이 이의 부당함을 표시하는 것은 정당하다. 미국은 이러한 동맹국의 민의를 겸허히 수용하면 되는 것이다.

미국은 지금껏 한국인을 진정 평등한 우방의 국민으로 대했는지를 우선 물어야 한다. 민주화가 권력자의 폭압에 맞서는 민중의 항거라면 불평등한 미국의 관행이 씨가 되어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반미 운동은 미국에 대한 한국의 민주화 운동이라해도 좋다.

한국의 반미 감정은 동일한 자본주의 진영 내에서 동맹의 맹주 미국의 지나친 오만에 대해 갖는 불만의 표시이다. 그러나 한국인의 반미 감정으로 인해 한국과 미국의 관계가 적대적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그것은 적대진영이 아닌 동일 진영에서 일어나는, 조화와 조정이 충분히 가능한 현상타파 움직임이며, 이질적인 집단과의 충돌인 예컨대 미국과 중국, 미국과 아랍, 미국과 동구권의 충돌과는 다르게 전개된다.

국과 미국의 변화하는 힘의 역학 관계가 그 기반을 구성하여 한국은 미국에 대해 평등한 관계를 요구하고 있고, 이러한 추세는 21세기 내내 지속될 것이며, 결국 미국은 한국의 요구를 수용하게 되리라고 전망한다.

평등한 동반자 관계가 해답

평등한 동반자의 관계를 넘어서서 한국은 영원히 미국을 큰 형으로 우러러 보아야 한다는 또다른 사대주의에 더 이상 동의해서도 안되지만, 그것은 이미 시대의 대세에도 어긋난다. 한국의 경제 발전 수준이, 예컨대 소득 수준이, 미국을 넘어서는 시점은 21세기 전반부에 필연적으로 올 것이며, 한국은 다가오는 동아시아 시대의 주역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지난 대선에서 보수세력이 집권했을 경우, 부시 행정부의 일방적 강경정책에 편승하여 향후 2년간 한반도에서의 분쟁 발발 가능성은 가장 클 것이라 전망했었다.

노무현 후보의 승리는 부시 행정부의 일방적 강경정책이 한반도에서는 동의와 지지를 얻는데 실패했음을 의미한다. 이제 노 정부의 출범과 함께 한반도 분쟁 발발 가능성은 훨씬 줄어들었다. 부시행정부는 자기 뜻대로 따라와 주지 않는 한국정부가 달갑지 않을 지 모르지만, 그래서 더욱 하인처럼 주무를 수 있는 한국인이 아니라 존중하고 협조해야 할 한국인으로 대하게 될 것이다.

이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해서 무언가 더욱 적극적인 방법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북한의 핵개발 의지를 한국정부는 반드시 좌절시켜야 하지만, 북한의 선제공격이 없이도 한반도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부시 행정부의 호전적 태도도 함께 좌절시켜야 할 것으로 믿는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장기적 전략으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4강국이 보장하는 한반도의 비핵화와 남북한간 불가침 조약 체결에는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큰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고도의 외교적 능력과 타이밍이 맞아 떨어질 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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