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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경기, 지금이 가장 좋다

[LA중앙일보] 발행 2013/10/21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3/10/20 19:35

안유회·경제부장

공화당 안에서 강경보수파 운동인 '티파티'를 대변하고 있는 테드 크루즈 연방상원의원은 지난 17일 "오바마케어라는 재앙을 막으려면 뭐든 할 수 있다"고 공언했다. 17일이라는 날짜가 중요하다.

연방의회가 여론의 온갖 비난 속에 국가 파산 1시간 30분 전에야 국가부채 상환기간 연장과 연방정부 지출 연장에 서명한 것이 16일이니까 합의 하루 뒤에 그 합의를 깨는 발언을 한 것이다. 말 그대로 합의안의 잉크도 마르기 전에 합의안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디폴트와 셧다운을 다시 볼모로 삼을 수 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한 마디로 하면 여론에 밀려 한 발 물러서지만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합의안에 따르면 연방정부 폐쇄는 내년 1월 15일까지, 국가부채 상환은 내년 2월 7일까지 잠정 연기됐다. 크루즈 의원의 발언은 그 때가 되면 똑 같은 카드를 다시 흔들겠다는 의미다. 경제가 안정을 좀 찾을 만하니 정치가 경제를 망친다는 비난이 왜 나왔는지 이해할 만한 발언이다.

최근 만난 한 한인은행장은 "지금 미국의 경제를 나쁘다고 볼 수 없다. 좋다고 생각(해야) 한다. 지금의 상황을 나쁘다고 보면 앞으로도 나쁠 것이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경기는 언제 좋아질까?' 금융위기 이후 사람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서 경기가 좋아지는 기준은 대개 금융위기 이전이다. 하지만 기준을 리만 브라더스 사태 이전으로 잡으면 경기가 좋아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금융위기 이전의 호경기는 거품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묻는다. '경기는 언제 좋아진대?' 이 질문을 자주 들으면 현실적인 절박함과 함께 좋았던 옛날에 대한 향수도 깔려있음을 느낀다.

옛날에 대한 향수는 연방정부 폐쇄를 사이에 둔 정치 게임에서도 느껴진다. 크루즈 의원의 말처럼 공화당의 공격대상은 오바마케어다. 공격 이유는 오바마케어가 재앙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공화당의 공격 포인트는 경제였다. 가장 약한 고리인 경제를 공격하는 것이 효과적이기도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해도 경제가 어떻게 되지 않는다는, 어느 정도 회복됐다는 향수에 가까운 자신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문제는 정부 폐쇄 사태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아니라 정치적 리더십의 훼손이다. 미국의 경제가 이 만큼이라도 유지되는 것은 시장이 상처를 스스로 치유했기 때문이 아니다. 공적 자금을 쏟아부어 금융 시스템을 유지하고 현금을 부어 경기를 살렸기에 가능했다. 경제는 여전히 강력한 리더십을 앞세운 일관된 경제정책이 필요하다. 실업률을 낮춰야 하고 시장에 퍼붓는 현금의 양을 줄여야 한다. 이걸 시장이 알아서 할 것이라고 기대하긴 어렵다.

국내적으로, 국제적으로 리더십은 이미 상처가 났다. 19일 퓨리서치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연방정부에 대한 실망감을 표시한 응답자는 85%였다. 연방의회에 대한 호감은 23%로 사상 최저였다. 중국은 인민일보를 통해 이렇게 불안한 미국 달러화가 기축통화인 것이 옳으냐고 주장했다. 조셉 나이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는 "효과적인 정부 관리와 기축통화 달러의 명성에 생채기가 났다"고 우려했다.

의회에서 한 번 더 정부폐쇄와 국채를 둘러싼 게임이 시작되면 리더십 훼손은 경제에 치명적일 수도 있다. 경기가 좋아질 가능성은 시장에서도, 리더십에서도 그리 높지 않다. 결국 지금의 경기가 최고다.

만족의 공식은 욕망 나누기 소득이다. 만족도를 늘리는 방법은 욕망을 줄이거나 소득을 늘리는 것이다. 소득을 늘리는 것이 어렵다면 욕망을 줄이는 것이 남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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