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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디지털시대의 리더

[LA중앙일보] 발행 2003/01/16 미주판 11면 기사입력 2003/01/15 16:51

손국락 항공우주협회 회장

지난해 12월 19일, 한국은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 속에서 인터넷 세대의 전폭적인 지지와 함께 디지털 시대의 대통령을 선출했다. 그것은 디지털 시대의 지평과 패러다임을 새롭게 확장하는 지도력을 마음껏 발휘하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였었다. 그러나 21세기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 필자가 바라는 것은 첨단과학의 지식도 아니며, 그렇다고 디지털 시대의 중추역할을 하는 정보공학에 관한 지식은 더욱 아니다. 단지 시대를 초월해서 모든 지도자들에게 요구되는 몇 가지 평범하며 기본적인 자격을 기대해 본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 바라는 첫번째 요건은 정직한 대통령이다. 플라톤은 그의 국가론에서 국가 지도자의 절대적 기본 자질을 도덕성이라고 강조했다.

플라톤의 도덕성은 2천3백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지도자의 절대적 자질요건으로 존중되고 있다. 지난해에 국민의 큰 관심을 모았던 국무총리 인준 청문회는 우리에게 국가 지도자의 도덕성 자질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 주었다. 두 명의 국무총리 서리들은 불행히 도덕적 또는 법적 하자가 문제가 되어 불명예스럽게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국무총리가 아닌 대통령의 경우에는 도덕성 문제가 더욱 중요해진다.

두 번째로, 대통령 당선자에게 바라는 것은 법과 질서가 존중되는 사회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다. 플라톤은 또한 그의 저서 법률론에서 “인간은 법이 없다면 가장 잔혹한 짐승과 다름없게 된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제왕적 권력을 휘두르면, 그러한 절대 권력 하에서는 권력 실세들이 온갖 부정을 저지르게 마련이다. 몇 년전, 일본의 젊은 학자가 한국의 어느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법치주의 국가라기보다는 인치주의 국가”라고 지적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즉, 한국에는 법 위에 사람이 있다는 말이다. 아무리 불법행위를 했었어도, 그 법을 집행하는 기관의 책임자를 개인적으로 잘 알면 문제가 해결되기에 한국사회는 법치주의보다는 인치주의 국가라고 그는 지적했다. 한국의 현실을 볼 때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단호히 부정할 수 없는 입장이다.

셋째, 대통령 당선자에게 바라는 요건은 평화와 민주주의 수호의 대원칙을 지키는 외교대통령이다. 대북문제와 기존의 외교 기본틀을 지키면서 주변국의 지지와 이해관계를 극대화하는 평화외교 노선을 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정치 지리학적으로 4강국의 이해와 맞물려 있는 상황에서 반미 감정이나 반일 감정 등으로 귀결시키는 움직임은 자제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에게 바라는 요건은 전체성을 중요시하는 시스템 통합력이다. 대통령은 전문가가 될 수 없다. 그리고 대통령은 전문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전문가는 시야의 폭이 좁을 뿐 아니라 특유의 편견 때문에 전체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대통령에게 반드시 필요한 능력은 세세한 지식이 아니라, 국내외 정세를 총체적으로 파악하여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정책을 결정하며, 난관을 무릅쓰고 그 결정을 추진하는 올바른 정치적 선택을 내리는 능력이다.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위에 열거한 평범하고도 기본적인 자격들만 갖춘다면, 디지털 시대의 대통령으로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조금의 부족함이 없으리라 확신한다. 왜냐하면, 대통령의 근본 임무는 정치의 본분을 충실히 이행하여 올바른 국가발전의 방향을 제시하고, 그것을 실현하여 국민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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