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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음악 산책] 불후의 명작 운명교향곡 

 어느 의과대학의 수업중에 교수가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한 부부가 있는데 남편은 매독 환자고 아내는 심한 폐결핵에 걸려 있습니다. 이 가정에는 아이가 넷 있는데 한 아이는 며칠 전에 병으로 죽었고 남은 세 아이들도 결핵으로 누워있어 살아날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이 심한 폐결핵에 걸려있는 부인이 현재 설상가상으로 임신중인데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그랬더니 한 학생이 손을 번쩍 들고 대답했다.

 “당연히 낙태수술을 해야 합니다”



 그러자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방금 자네는 베토벤을 죽였네”

 이 불행한 환경 가운데서 다섯번째 아이로 태어난 사람이 바로 인류 역사상 불후의 업적을 남긴 음악의 성인 베토벤이다. 비록 의학적 판단으로는 낙태되는 것이 합리적이었을 수도 있을 그 아이가 음악계의 거두가 되리라고 그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래서일까? 베토벤의 전기소설을 썼던 로맹 롤랑이 “베토벤의 일생은 태풍이 휘몰아치는 하루와도 같았다”고 말한 것처럼 그의 음악에는 삶의 가혹한 시련과 역경이 절절히 배어있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될 더욱 중요한 사실이 있다. 그것은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그것을 극복해 나가려는 투지와 희망이 그에게 함께 존재했다는 점이다. 이것이 바로 베토벤의 음악을 더욱 위대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다.

 베토벤은 고전파와 낭만파를 넘나드는 음악가로서 주옥같은 명곡을 많이 작곡했지만 그중에서도 교향곡 5번은 고전음악의 대명사로 꼽힌다. 흔히 ‘운명 (fate)’이라고도 부르지만 이것은 다른 교향곡(3번 ‘영웅’, 6번 ‘전원’, 9번 ‘합창’)에서처럼 작곡자가 직접 명명한 것이 아니라 일본인 출판업자가 붙인 것으로 현재는 일본과 한국에서만 쓰이는 별칭이다.

 그러나 작곡자인 베토벤이 그의 제자인 쉰틀러에게 교향곡의 처음에 나오는 유명한 ‘따따따 따-’ 동기를 가리켜 “운명은 이와 같이 문을 두드린다”고 언급했으므로 전혀 엉뚱한 명칭은 아닌 듯 싶다. 실제로 이 곡을 듣고 있자면 파울 베커의 말처럼 “운명과 싸워 결국 그 운명의 목을 조르는” 베토벤의 모습이 연상되니 말이다.

 이 교향곡 5번은 ‘해가 지지 않는' 음악으로도 유명하다. 한때 영국을 가리켜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한 것과 맥락을 같이 하는 말이다. 즉 베토벤의 이 음악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의 어느 곳에선가 연주되고 있을 만큼 파퓰러함을 말하는 것이다.

 심지어는 제 2차 대전중 독일의 음악을 무조건 금지시켰던 미국이나 영국에서도 이 음악은 유일한 예외였다. 그 이유는 이 곡이 위대했기 때문일 수도 있겠으나 그 이면에는 이 곡의 동기인 ‘따따따 따-’가 당시 통신에 이용됐던 모르스부호 ‘··· -’와 매치되었기 때문이다. 이 부호는 알파벳 ‘V’를 의미하며 결국 ‘승리(Victory)’를 뜻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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