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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정신병원이 된 '트윈 타워' 구치소

구혜영/사회부 기자

사건 기사를 쓰다 보면 항상 나오는 특정 단어들이 있다.

일상 생활에선 거의 입밖으로 낼 일이 없는 혐의, 수감, 징역 등과 같은 말이다. 물론, 이런 단어들과 어울리는 장소들도 있다. 법원·교도소·검시소·병원·장례식….

'트윈 타워(LA카운티구치소)'는 그 중에서도 단연 단골손님이다. LA카운티 내 벌어지는 온갖 사건들의 정해진 종착역. 지난 2011년 이후, 주 정부가 예산 적자를 이유로 교정 책임의 상당부분을 시와 카운티 정부에 이관해 트윈 타워의 기사 노출 빈도는 더욱 높아졌다.

지난달 26일, 직접 눈으로 본 트윈 타워는 대형 종합병원 같았다. 체포된 이들은 소지품 검사를 마친 후 샤워를 했고, 1분 대기조인 의사와 간호사들이 기본적인 진료를 했다. 이·인플루엔자 등의 확산을 막기 위한 격리 유치장과 '욱'하는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 선별된 핑크색 죄수복까지 병원의 모습을 똑 닮았다.



이곳을 "세계에서 가장 큰 정신병원"으로 설명한 몇몇 LA카운티 셰리프국 요원들은 "최근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범죄자 수가 급상승했다. 24시간, 이들의 자살·자해 시도를 막는 게 큰 과제"라고 말할 정도였다.

트윈 타워 7층에서 만난 강력범죄자들은 한 사람이 겨우 서있을 만한 높이의 창문 없는 방에 갇혀, 숟가락도 없이 밥을 먹고 있었다. 이들은 이성과 감정을 조절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상태라고 했다. 셰리프국은 이런 정신질환 재소자가 트윈 타워에만 3000명이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재소자(약 2만 명)의 15%에 달하는 수치다.

테이저건으로 마비를 시키지 않는 이상, 씻길 수도 없어 재소자들의 목욕은 '그림의 떡'. 화장지 심, 비누조각, 옷 가지 하나만으로 수천 가지 살인·자해 무기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생활용품도 소극적으로 지급되고 있었다.

'안 됐다'는 마음이 들자, 똑바로 눈을 마주치기 힘들 정도로 슬퍼졌다. 하지만, 동시에 두려워졌다.

병원(교도소)을 퇴원(출소)한 환자들은 과반수 이상, 다시 되돌아온다고 했다. 방이 모자라 모든 인원을 수용할 수 없어 이미 조기출소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재소자들은 자신들이 형량을 다 채우지 않을 거라는 걸 이미 알고 있다. 예산 적자로 조기 가석방된 전과자들의 관리가 점점 허술해지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카운티 보호관찰국에 따르면 현재 전체 가석방 전과자(8298명)의 22%(1844명)의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견학을 마친 후, 트윈 타워 한쪽에서 만난 리 바카 셰리프국장은 '예방'이라는 말을 여러 번 강조했다. 병원과 의사, 간호사, 즉, 교도소와 경찰인력의 수가 한정돼있으니 제 건강은 스스로 지키라는 뜻이다. 바이러스(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참 찜찜하고 부담스럽지만 어쩔 수 없다. 그리고 그 방법은 주위경계와 투철한 신고정신, 교육밖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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