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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유대인의 힘은 어디서 나오나

원용석 사회부 차장

평소 유대인에 대한 관심이 많다. 세계인구의 0.2%에 불과하지만 온 천지를 다 휘어잡고 있지 않은가. TV를 틀어도, 영화를 봐도, 팝음악을 들어도, 책을 읽어도 온통 유대인 세상이다.

옛날에도 그랬다. 1964년에 '유대인들이 할리우드 연예산업을 점령하고 있다고 보는가'라는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 절반이 '그렇다'고 대답했다. 2008년 같은 설문조사에서는 22%만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타임지의 연예담당 유대인 기자인 조엘 스타인은 "이번 조사결과는 유대인의 할리우드 영향력이 떨어졌다고 볼 게 아니라 그만큼 나머지 미국인들이 더 멍청해졌다는 뜻"이라고 결론을 내리면서 "한 번 훑어보라. 지금도 점령 중"이라고 했다.

그래서 확인해 봤다. 뉴스코프, 월트디즈니, 워너 브라더스, NBC 등 최고경영자나 회장들은 정말 여지없이 유대인들이었다. 오죽했으면 흑인 코미디언인 캐린 존슨이 뜨고 싶은 마음에 '우피 골드버그'라는 유대인식 가명을 썼을까.

재계도 마찬가지다. 베어스턴, 골드만 삭스, 솔로몬 브라더스, 리먼브라더스 등 월스트리트의 유명기업들은 대부분 유대인이 창립하거나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역대 의장들도 모두 유대인이다. 구글, 리바이스, 스타벅스, 던킨 도너츠 등도 유대계다.



이젠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애플의 스티브 잡스,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렌 버핏 등과 같은 젠타일(비유대인)의 이름을 보면 위안이 될 정도다.

올해 노벨상도 유대인 잔치였다. 12명의 개인노벨상 수상자 가운데 6명을 배출했다. 역대 수상자 중 약 22%(159명)가 유대계통이다.

그러고보니 내가 취재하는 LA시청도 유대인 점령지대였다. 특히, 올해 시선거를 통해 LA시정을 석권했다. 에릭 가세티가 최초의 유대계 시장으로 당선된 것을 비롯해 마이크 퓨어 LA검사장, 론 갤퍼린 회계감사관 등 LA시정 '톱3'가 유대계나 유대인이다. 여기에 시의원 3명 추가다.

'20년 전에는 어땠을까'하고 자문했다. 시의원 15명 중 6명이 유대인, 교육위원은 절반이었다.

LA 인구 약 400만명 가운데 6%에 불과한 이들이 LA시를 쥐락펴락 해오고 있는 것이다. 아시안은 전체 인구의 11.3%로 두배에 가깝지만 시의원이 한명도 없다. 참고로 한인은 전체의 약 3% 정도다.

한인들은 스스로를 '제2의 유대인'이라고 자처한다. 솔직히 미국 사회 곳곳에 반유대주의가 숨어있다는 걸 감안한다면, 그렇게 대놓고 자랑스럽게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그런데 유대인을 닮고자 한다면 제대로 닮아보자. LA시에서 유대인 비율은 적지만 전체 유권자 투표 가운데 이들이 차지하는 투표율은 20%다. 유대인이 왜 무서운지를 에누리없이 보여주는 수치이다.

그 전에 친이스라엘 단체인 '미 시오니스트연합'의 오릿 아파 서부지부 국장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그의 말이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우리는 투표하지 않는 것을 가장 수치스러운 범죄로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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