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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스타'라고 착각하는 사람들

김동필/사회부장

LA다저스의 에이스 투수 클레이튼 커쇼의 연봉 3000만 달러 계약설이 화제다.

내년 재계약을 앞둔 그의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비록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6차전에서의 패배로 아쉬움은 크지만 그는 올해 '사이영상'을 수상할 만큼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다저스는 재계약을 원하고, 전력 보강을 위해 그에게 눈길을 보내는 팀들도 많다.

원하는 팀이 많으니 연봉도 치솟고 있다. 수요 증가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경제논리로만 따지면 그렇다는 얘기다.

커쇼의 '연봉 3000만 달러'를 조금 더 경제적으로 따져보자. 선발 투수인 그의 연간 예상 출전 경기 수는 부상이 없다고 가정했을 때 30~35게임 정도.



한 게임당 대략 100만 달러를 받는 셈이다. 게임당 투구수를 100개로 가정했을 때 공 하나 던지는데 1만 달러씩 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투수가 90마일로 공을 던지면 홈플레이트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0.4초 정도 된다고 하니 투구 예비 동작 시간까지 합쳐도 그는 10초 내외의 시간에 1만 달러씩을 번다. 아직도 많은 직장인들이 꿈꾸는 연봉 10만 달러가 공 10개로 간단히 해결되는 것이다.

연봉 이야기 하나 더. 연봉 조사기관인 GMI레이팅스에 따르면 지난해 연봉 1억 달러 이상을 번 미국의 최고경영자(CEO)가 수두룩하다.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거가 22억7000만 달러로 가장 많고 10위인 프랭크 코인(배리크스 애널리틱스)도 1억 달러를 기록했다. 일부 CEO는 주가상승과 오너라는 덕을 보기도 했다지만 상상하기도 어려운 금액이다.

이것이 '스타 파워'다. 한 두 명의 스타가 망해가던 기업을 살리고, 패배의 늪에서 허우적대던 팀을 구하고, 갈 길 잃고 방황하는 조직을 바로 잡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꼭 필요한 인물'이라는 평가가 내려지면 돈은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이다. 3000만 달러 연봉을 지급하더라도 그로 인해 4000만 달러를 번다면 구단 입장에서는 남는 장사다. 연봉 1억 달러에 유능한 CEO를 영입해 2억 달러의 수익을 올린다면 주주들로서는 마다 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함정도 도사리고 있다. 지나친 스타 중심 운영이 남기는 후유증이다. 모든 것이 한 곳으로 집중되다 보니 중심이 사라지면 혼란만 남는다. 잘 나가던 IT기업 애플이 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갈피를 못잡고 있는 것도 그런 예다.

그러나 정작 더 큰 문제는 스타가 아닌데 본인을 스타로 착각하는 경우다.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는데 '나 아니면 세상이 돌아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부류다. 이런 사람들이 리더가 되면 꼭 독단적 운영과 전횡으로 문제가 발생한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아집에 어떻게든 장기 집권을 하려고 애쓴다.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끌어 안으려는 아량은 기대하기 어렵다. 적당한 시기에 정상에서 내려오는 미덕도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공들여 쌓았던 업적조차 스스로 무너뜨리고 마는 셈이다.

요즘 한인단체들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서 답답함을 느낀다. 기금 유용 의혹으로 회장이나 이사장이 물러나고 이사끼리 다투다 단체가 쪼개지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처음에는 좋은 의도로 단체활동에 참여했던 인사들도 갈수록 변해가는 모습도 자주 본다. 얕은 권모술수를 일삼는 노회한 정치인 흉내까지 낸다.

애초 스타 감이 되지 못하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스타로 착각하는데서 비롯된 해프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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