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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풀러신학교 마크 래버튼 신임 총장 "오늘날 교회의 부도덕성, 복음을 조롱거리 만든다"

 [LA중앙일보]
세계 교회·신학교 유례없는 변화 겪는 중
동성애 등 시대 이슈 적극적인 대화 필요
발행: 11/19/2013 미주판 26면   기사입력: 11/18/2013 17:31
마크 래버튼 신임 총장.
마크 래버튼 신임 총장.
풀러는 근본주의-자유주의 함께 포용 노력
변화하는 환경·문화 열린 마음으로 살필 것


1947년 풀러신학교를 설립한 '찰스 풀러'. 그는 풀러신학교를 '복음주의의 칼텍(Caltech)'이라 부르길 좋아했다. 칼텍이 과학의 발달에 크게 기여한 것처럼 풀러신학교가 복음의 진보에 공헌하는 세계적학교가 되길 원해서였다.

찰스 풀러는 복음적이면서 학문적 수준이 높은 학교를 추구했다. 이러한 학풍으로 인해 찰스 풀러와 역대 총장들은 학자 간의 다양한 입장 차이가 존재해도 서로 토론하며 새로운 학문의 장을 열어가는 학교를 원했다. 풀러신학교가 '열린 보수주의' 또는 '열린 복음주의'로 불리는 이유다.

지난 6일 풀러신학교에서는 마크 래버튼 박사의 총장 취임식이 열렸다. 그는 풀러의 5번째 총장으로서 급변하는 시대 속에 신학교의 방향을 새롭게 제시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래버튼 총장은 목회자인 동시에 세계적인 학자다.

지난 7일 그에게 기독교의 흐름과 교회의 방향성을 물었다. 래버튼 총장은 "믿음을 예수 안에서 영원한 하나님의 계시의 토양에 두는 것과 동시에 이를 세상에서 함께 나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라며 말을 이어나갔다.

패서디나지역에 위치한 플러신학교의 전경.
패서디나지역에 위치한 플러신학교의 전경.
◆"지성과 신앙은 함께 가야"

-그동안 많은 역할을 맡아왔다.

(그는 목회자, 교수, 저술가 등 기독교내에서 다양한 직책들을 경험했다)

"어릴 적엔 외교관이 되고 싶었다. 그래서 정치학을 공부했다. 하지만, 신앙을 가진 후 어떠한 전문 영역에서 종사하든지 성경을 더 배워야겠다고 느꼈다. 지성과 신앙의 삶은 서로 충돌하는 것 같지만 이 둘은 반드시 같이 가야한다. 그리스도 안에서 지성과 믿음은 함께 성장하고 유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난 미국장로교단(PCUSA)에서 30년간 목회자로 행복하게 사역했다. 특히 대학가에서 목회하는 것이 소명이었기 때문에 학교라는 환경에서 목사로 더욱 잘 섬길 수 있었다. 젊은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어우러진 곳에서 사역했던 경험이 지금의 역할로 이어질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된 것 같다."

-'리더십'은 무엇인가.

(여러 직책을 맡아왔던 그에게 '리더십'은 어떤 의미일지 궁금했다.)

"리더십은 주변에 생명을 주는 방식으로 능력을 사용하는 거다. 성품과 비전이 삶으로도 구현되는 거다. 이는 예수의 제자로 살아가려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누구이며, 누구에게 속했는지, 누구를 위해, 또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알려준다. 예수를 따르는 리더는 각 상황 속에서 소망과 능력 가운데 사랑하며 섬기는 하나님의 마음을 알려줄 수 있어야 한다."

◆급변하는 시대의 기독교 교육

-기독 교육의 현실은.

"오늘날 세계교회와 신학교는 유례없는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다. 또, 지금은 하나님 사랑에 대한 증거들에 목말라 하는 시대다. 이런 혼란 속에서 우리는 지혜롭고 창의적으로 배우고 섬기기 위해 바로 서야 한다. 풀러를 비롯한 여러 신학교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예수의 이름으로 어려움에 처한 세상을 사랑하며 섬기고, 교회가 더 성숙하게 자라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는 신학교 교육이 변화를 의미하는 방식으로 펼쳐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풀러가 자유주의로 흐른다는 목소리도 있다.

"풀러는 설립 때 부터 근본주의와 자유주의 사이에서 노선을 적절히 조정하려고 노력해 왔다. 이 말은 넓은 스펙트럼 가운데 양끝에 있는 진영으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는 것도 뜻한다. 풀러는 분명 성경에 깊은 뿌리를 두고 삼위일체 신앙을 중심으로 예수를 주로 믿고 인정한다. 동시에 모든 영역에서 변화하는 환경과 문화의 파도에 열린 마음과 목적을 갖고 참여하는 것도 추구한다. 이것이 진지한 태도로 신앙을 나타내는 거라 생각한다." (래버튼 총장은 전임 총장들과 같은 흐름으로 신학교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회의 시대적 역할론

-오늘날 세계 기독교는.

"지금 시대는 빠른 변화와 복잡성을 수반한다. 이런 도전 속에 '한번 구원받은 믿음'을 어떻게 확증하며, 살아가며 선포하고, 가르쳐야 하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 작업은 학문과 실천적 영역 모두에서 신학적 노력을 요구한다. 이런 세상에서 하나님 나라에 대한 신뢰할만한 응답과 증거로 공익을 위한 삶을 어떻게 생생하게 보여줄지도 고민해야 한다."

(그는 풀러신학교의 중도적 역할과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풀러가 "신앙과 문화가 교차하는 지점에 서 있으며, 양쪽이 더 깊게 화합하는데 기여해야 한다"고 했다.)

-교회는 어떤 방식으로 존재해야 하나.

(그는 고린도전서 13장12절의 성경 구절을 예로 들며 지금의 현실이 '비록 거울로 보는 것 같이 희미하지만' 모든 것은 예수 안에서 충분히 명확해졌다는 확신을 붙들어야 함을 전제했다.)

"세계화와 다양성은 '하나와 다수(the one and the many)'라는 극단으로 흐르는 철학, 종교, 사회를 압박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연합과 다양성에 대한 신학적, 교회학적 반성을 해야 한다. 교회는 내·외부적 대화와 이슈를 이해하고 기독교적 노력들에 위한 의도적 전략(intentional strategy)을 향상시켜야 한다."

-교회들이 직면한 문제는.

"설교한 대로 살아내는 것에 실패했다는 오명과 각종 폐단이 교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다. 그동안 복음주의는 행동보다는 말하는 것에 우선 순위를 두었다. 이것은 우리가 매우 진지한 태도를 갖고 들어야 하는 비판이다."

-문제의 근본 원인은.

(그는 인간의 삶에서 물질성(materiality)은 매일의 삶에서 경험되며 손에 잡히는 것임을 강조했다.)

"교회는 종종 영적인 것 안에서 분리된 삶을 산다. 즉 물리적 삶과 영적인 것 사이의 단절이다. 이는 성육신적 믿음에 충실하지 않을 뿐더러 물질 세계에 대한 하나님의 확증과 구원 증거 없이 세상을 그대로 내버려 두는 거다. 이제 복음주의는 이런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중요한 기여를 해야 한다."

-어떤 식으로 구체화될 수 있나.

(다문화, 다인종, 다종교의 오늘날 시대적 상황을 세계 기독교 흐름에 비추어 설명해달라고 했다.)

"서구 교회는 물질적, 교육적 자원이 있고, 반면 비서구권 교회는 서구 교회가 배워야 하는 영적 자원들을 갖고 있는 가운데 역동적으로 변화했다. 그러나 양쪽 모두 그런 변화에 대한 준비는 미흡했다. 교회 간의 좀 더 상호적이고 지속적인 글로벌 관계들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우리가 CNN을 통해 팔레스타인 또는 카이로를 보는 게 아니라, 그곳에 있는 지역 교회와 신학교가 서구에 있는 우리에게 직접 가자(Gaza)와 타흐리흐 광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한국교회 십자가 방식 따라야

-한국 교회의 문제는.

(한국 교계의 목회자 비리, 부도덕한 행위, 복음에 대한 잘못된 신학, 교회를 떠나는 성도들의 상황 등을 설명했다. 그는 최근 한국 교계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이미 잘 알고 있는 듯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를 통해 드러나는 모든 것들은 주님의 성품을 반영한 것이어야 한다. 교회의 부도덕성 같은 이슈들로 생기는 논란은 복음을 조롱거리로 만든다. 이는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 교회들의 공통된 비극적 탄식이다. 세상은 그리스도인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지에 대한 증거를 지켜보고 있다."

-한국 교회를 향한 조언이 있다면.

"하나님은 그리스도인들이 겸손히 변화된 삶을 살아갈 때 경배 받는다. 이것이 교회가 앞세워야 하는 핵심이다. 이는 권력에 욕심을 내고 있는 교회 또는 리더십에게는 상충되는 이야기다. 예수가 가신 십자가의 방식을 따라야 한다."

◆성경 토대로 솔직한 대화 필요

-'원 테이블'이 큰 논란이 됐다.

(최근 풀러 신학교는 교내에서 동성애자 학생이 포함된 교내 동성애 토론 그룹인 '원 테이블' 모임을 허용했다. 〈본지 7월20일자 A-1면> 이는 교계에서 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우선 동성애에 대한 풀러의 성경적 입장은 변함없다. 결혼이 남녀 간의 결혼 안에서 허락됐다는 전통적인 신학적, 목회적 입장을 강력히 견지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솔직한 대화가 갖는 중요성 역시 믿는다. 우리는 언제나 그 시대 문화에 대한 토론에 참여해 왔다. 동성애도 마찬가지다. 한자리에 모여 대화하고 고민을 나누는 환경을 조성해보자는 거였다."

-하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동성애 이슈에 대한 대화는 때론 위험을 감수하기도 하지만 이는 성경의 가르침을 통해 확증 받고 인도를 받는 가운데 지속돼야 한다고 믿는다. 오히려 성경에 대해 신실하려면 그런 이슈들에 대해 씨름하고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이 허락돼야 한다. 앞으로 풀러 학생 뿐 아니라 기독교인 모두는 기독교적 가치를 소유한 채 각종 토론과 변화가 소용돌이 치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방문 계획은.

"내년 9월쯤 한국을 방문할 것 같다. 풀러 신학교에는 현재 한인 학생들이 많고, 한국에도 수많은 졸업생이 있다. 그분들을 만나 그들의 삶과 사역을 듣고 싶다. 그 시간이 정말 기다려진다."

마크 래버튼 총장은…

미 장로회 목사이자
세계적인 석학
만장일치 총장 추대


지난 7월1일 풀러신학교는 제 5대 총장으로 마크 래버튼 박사를 선임했다.

풀러 신학교 이사회는 10개월간 무려 250여 명의 후보자를 검토한 끝에 래버튼 총장 선임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지난 1993년부터 풀러신학교를 이끌어 온 리처드 모우 총장이 6월 임기를 마지막으로 은퇴한 데 따른 결정이었다.

래버튼 총장은 위트먼칼리지를 졸업하고 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 석사,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2009년부터 풀러신학교에서 교수(설교학 연구원 원장)로 활동했다. 이전에는 북가주 버클리 지역에서 16년 동안 ‘퍼스트프레즈비티리언 처치(First Presbyterian Church)’에서 담임 목회를 하며 대학가 인근에서 젊은 세대와 함께 호흡했다.

그는 제3세계 기독교 지도자 양성을 위해 ‘크리스천 국제장학재단’을 설립했으며, 그들에게 재정 지원을 하는 ‘존 스토트 미니스트리’, ‘인터네셔널 저스티스 미션’ 등 다양한 기관에서 사역했다. 래버튼 총장의 대표적 저서로는 ‘The Dangerous Act of Loving Your Neighbor(2010)’, ‘The Dangerous Act of Worship(2007)’ 등이 있다.

장열 기자 ry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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