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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인디언 추장이 남긴 메시지

김완신/논설실장

마야문명이 멸망한 원인은 고고학계의 오랜 수수께끼였다. 멕시코, 과테말라, 유카탄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됐던 마야문명은 7세기까지 번성하다 11세기에 이르러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마야력과 상형문자, 천문학과 수학이 발달했던 마야문명의 몰락에 대한 학설은 분분했다. 화산폭발로 사라졌다는 학자도 있고 전염병 창궐을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

하지만 어느 것도 거대문명이 단기간에 사라진 이유를 설득력있게 설명하지 못했다. 심지어 외계인에 의한 파괴설까지 나왔다.

그러던 중 지난해 11월 내셔널지오그래픽은 펜실베이니아주립대와 스위스·독일 연구팀의 공동조사를 근거로 마야의 멸망원인이 가뭄이었다고 발표했다. 마야 역사와 기후와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전성기였던 450~660년간은 강수량이 풍부했지만 이후 4세기에 걸친 가뭄이 계속되면서 쇠락했다고 한다. 특히 가뭄이 극심했던 1020~1100년 사이에는 인구가 급속히 감소했다. 마야를 연구하는 고고학자 딕 길은 "이 시기에 10만명이 거주하던 마야의 중심도시 티칼의 인구 80~90%가 사라졌다"고 추정한다. 번영을 구가하던 문명도 가뭄과 기근 앞에서는 무력하게 쓰러져 갔다.

마야 멸망이 가뭄이라는 자연재해에 기인했지만 일부 학자들은 도시와 농장지대를 늘리기 위해 삼림을 남벌했던 것이 이상기후를 가져왔다고 주장한다. 마야가 인간의 욕심에 의해 파괴됐다는 학설이다.



필리핀 중부를 강타한 태풍 하이옌으로 15일 현재 4460명이 사망했다. 최대풍속이 시속 315km에 이르는 초특급 태풍은 지역 전체를 초토화시켰다. 기상학자들은 하이옌이 비상적으로 세력이 강해진 원인을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온도상승에서 찾고 있다. 태풍 발원지의 해수온도가 높아 열이 태풍의 세력을 유지시키는 효과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태풍의 위력은 바닷물 표층온도, 해수면 상승, 해류 순환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결정돼 지구온난화를 원인으로 단정하기 어렵지만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미국에서도 17일 중서부지역에 최대풍속 190마일의 강력한 토네이도가 발생해 사망자 8명을 비롯해 수백명이 부상을 당했다. '트위스터'라고도 불리는 토네이도는 소용돌이 밖에서 빨려드는 공기의 기압이 낮아지면 수증기가 응결돼 삼각뿔 모양의 구름기둥을 형성한다. 토네이도는 주로 봄철에 시작해 초여름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초겨울에는 드물다. 이에 대해 CNN방송의 기상학자는 이번 중서부 토네이도가 11월에 발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지구온난화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구환경의 변화로 토네이도 뿐만 아니라 허리케인의 발생 패턴도 변하고 있다. 허리케인의 경우 최근 수십년 통계를 보면 풍속이 점점 강해지는 추세를 보인다. 실제로 1992년 이후 대형급 허리케인은 이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풍속이 10%만 상승하면 파괴력은 기아급수적으로 커져 막대한 피해를 가져온다. 전문가들은 강력한 허리케인의 생성으로 피해가 커지는 것도 지구환경의 변화로 인한 이상기후가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1850년대 북서부의 지역에 살았던 인디언 추장 시애틀은 그가 소유했던 땅을 매입하려는 프랭클린 피어스 대통령에게 이런 부탁을 남겼다. "대지를 더럽혀서는 안 된다. 대지가 훼손되면 그 안에 사람들도 살 수가 없다.( …) 그대들의 자녀들을 위해 이 땅을 사랑하고 깨끗이 보존해야 한다."

마야의 몰락이, 그리고 태풍과 토네이도와 허리케인이 인간이 만든 재앙이 아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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