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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주의산만증 아이의 부모

[LA중앙일보] 발행 2013/11/27 미주판 23면 기사입력 2013/11/26 21:22

수잔 정/소아정신과 전문의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공부도 뛰어났고 수영이나 합창반 활동도 잘했기 때문에 특별히 걱정해 본 적이 없었지요. 그런데 집을 떠나서 대학교에 간 후에 엄마가 전화로 이야기 하시더군요. 집 근처의 미장원에 갈 때마다 ‘따님이 두고 간 스웨터가 여기 있어요'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고요. 결혼한 후에 아들을 낳고 직장에도 잘다니다가 어느 날 ‘Driven to Distraction’이라는 책을 읽고서 저에게도 주의산만증세가 있다는 것을 알고 치료를 받기 시작했어요. 책을 쓴 의사 할로웰도 자신에게 주의산만증세가 있다는 것을 어른이 될 때까지도 모르다가 정신과 수련의를 하는 중에 알게 됐다고 합니다. 약물 치료를 받으니까 마치 시력이 나쁘다가 안경을 썼을 때처럼 세상이 달라졌다고 말하더군요. 최근 저의 아들도 의사의 진단을 받고서 주의산만증 치료를 받기 시작했습니다. 저와 제 아들이 속해있는 한인이민자들과 그 후손들의 주의산만증 이야기를 여러분과 함께 나누려 합니다."

제28회 CHADD학회가 열린 워싱턴DC에서 ‘한인들의 주의산만증과 이를 위한 다각적 치료법’에 대한 강의를 나와 함께 시작하며 딸이 한 말이다. ‘주의산만증이 있는 어린이와 성인(Children and Adults with Attention Deficit Disorder)'의 약자를 따라서 CHADD라 불리는 이 단체는 주로 부모, 주의산만증을 아이를 지도하는 교사, 이들을 치료하는 소아과, 가정주치의, 정신과 의사, 심리학자, 소셜워커, 가정치료사, 정신과 간호사, 성인 주의산만증 환자 등이 모여 운영해 나가는 자발적 단체다. 참석자 모두가 자원봉자자들이다.

이중에서 가장 효과가 큰 모임은 ‘부모가 다른 부모를 돕는그룹’이다. 자신의 아이만 문제가 있는 줄 알고 실의에 빠졌던 부모들이 선배 부모들의 경험담과 격려를 받아 부모로서의 긍지와 자신감을 되찾아 아이를 위한 지도방향을 배워간다.

우리 모녀가 한국인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다음 시간에 멕시코팀이 등장했다. 원래 철학교수였다가 자신의 두 아이가 주의산만 증세로 고생하는 것을 보며, ‘주의산만증(ADD) 진단과 치료를 돕는 단체’를 창설한 가정주부와 그녀의 매부가 강사였다. 그녀에게는 세 아이가 있었다. 첫번째 아이가 사망하고 둘째 아들은 아주 심한 주의산만증 증세로 엄마와 교사들을 고생시켰다. 그후에 태어난 딸마저 ‘조용하지만 공부시간에 공상이 많고 깜빡 깜빡 잊어버리기 잘하며 성격이 예민한’ 주의산만증세를 나타내었다. 다행히 지금은 둘다 성장해 대학교를 졸업하고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녀는 다른 부모들을 자신이 겪었던 고통으로부터 구해주고 싶었단다.

"유전적인 원인으로 온 대뇌 화학물질의 불균형 상태인 의학적 질병입니다. 진단과 치료를 통해 아이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세요. 저도 처음에는 우리 아이들이 게으르고 말 안듣는다고 야단만 쳤지요. 그러나 자신이 아무리 잘하려고 노력해도 주의집중이 안되고 생각하기도 전에 행동부터 해버려서 교사와 부모에게 꾸중 듣는 아이들의 안타까움은 생각해 보셨나요." 우리 한인사회에도 이런 부모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하면서 회의장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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