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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사생활은 돈으로 얼마나 될까

최근 IT 최대 화제는 '스냅챗(Snapchat)이다. 스냅챗이 페이스북의 30억 달러 인수제의를 거절하면서부터다. 페이스북은 애초 10억 달러 이상을 제의했다가 30억 달러로 가격을 높였으나 결국 인수에 실패했다.

화제가 된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출시된지 2년여 밖에 되지 않는 앱이 30억 달러 가치가 있느냐. 또 하나는 전액 현금인 30억 달러를 거절했다는 사실이다.

스냅챗의 핵심 컨셉은 메시지를 보면 10초 안에 사라지는 것이다. 이 앱을 사용해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어 간단한 텍스트를 붙인 뒤 원하는 사람에게 보내는 것은 일반적이다. 하지만 스냅챗은 메시지를 보낼 때 받은 사람이 볼 수 있는 시간을 1초~10초 중에서 골라 한정할 수 있다. 메시지를 열면 보내는 사람이 정한 시간 안에 사라진다. 내 사진을 찍어 친구에게 보낼 때 10초로 제한하면 친구가 메시지를 연 뒤 10초가 지나면 사진이 자동적으로 서버에서 지워진다.

'지워진다'는 특징 하나로 스냅챗 사용건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스냅챗 하루 사용건수는 2012년 11월 2000만 건, 2013년 6월 2억 건, 9월 3억5000만 건으로 가속이 붙다 11월엔 4억 건으로 증가하며 페이스북을 추월한다.



사용급증 이유는 사생활이 노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스냅챗의 가치가 의심받자 벤처 캐피털리스트 빌 걸리는 그 이유에 대한 설명 대신 연방통신위원회의 트위트를 올렸다. '대학 입학 사정관들의 30%는 지원자를 온라인에서 검색한다. 지원자의 성적이 마음에 들면 그 다음엔 트위트를 찾아본다.'

사람들은 인터넷이나 SNS에서 기꺼이 사생활을 포기했다. 아니, 오히려 자진해서 적극적으로 노출했다. 어디서 몇 시에 누구와 무엇을 먹었나 하는 자질구레한 사생활을 뽐냈다. 구글이나 트위터, 페이스북의 기업가치는 수많은 이용자들이 털어놓는 사생활에 광고를 붙이고 고급정보로 다듬어내 판매한 결과물이다. 예를 들면 구글은 독감 관련 검색어가 급증하면 독감 확산을 예측한다. 이 빅데이터를 사용하면 미리 백신을 생산해 독감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스냅챗은 정반대다. 사람들은 여전히 사생활 노출을 즐기지만 이것이 기록되길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사업모델로 삼는다. 물론 스냅챗의 한계는 메시지가 곧바로 지워지기 때문에 빅데이터를 만들 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30억 달러에 인수했을 때 그 수익을 어디서 올리느냐는 의문이 생겼다. 실제로 스냅샷은 2012년 10월까지 수익이 전혀 없었다. 로이 머독이라는 IT전문 블로거가 스냅챗의 실제 가치를 0달러로 본 것도 이 때문이다.

스냅챗은 매출이 없지만 사생활을 최대 10초만 노출시킨 뒤 보호한다는 이유 만으로 기업가치를 30억 달러까지 높였다.

사생활이 종말을 고한 인터넷 시대에 사생활은 어떤 방식으로든 큰 돈이다. 한쪽은 사생활 노출에 기반해 돈을 벌고 다른 쪽은 사생활 보호로 돈을 버는 것이 다를 뿐이다.

스냅챗이 비싼 몸값을 뛰어넘어 사생활 보호로 어떤 수익모델을 만들지 알 수 없다. 현재 스냅챗의 수익모델은 없다. 하지만 트위터나 페이스북도 처음 등장했을 때 수익모델이 없다는 반응에 시달렸다. 하지만 현재 트위터의 시가총액은 220억 달러, 연매출은 6억 달러다.

페이스북의 경우 시가총액 1200억 달러, 연매출 76억 달러다. 모두 사용자들이 기꺼이 포기한 사생활로 벌어들인 것이다. 스냅챗은 반대로 사생활 보호를 내세웠다. 스냅챗이 사생활 보호로 어떤 수익모델을 만들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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