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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앤 박 검사의 '반가운' 판사직 도전

박상우/사회부 기자

오랜만에 한인 법조계에서 반가운 소식이 하나 들려 왔다. 귀가 솔깃했다. 한 한인 여성 검사가 LA 카운티 지방법원 판사직에 도전한다는 내용이다.

주인공은 LA카운티 검찰청 소속의 앤 박 검사. 박 검사는 최근 LA카운티 지방법원 판사 예비선거 출마 계획을 밝혔다. 그는 지난 20여 년간 성폭행·가정폭력 범죄 등을 담당해 온 베테랑 검사다.

LA카운티에는 현재 350여 명의 판사가 재직중이다. 이 가운데 9.4%인 33명이 아태계다. 지난 2010년 연방 센서스국 자료를 보면 LA 카운티 전체 인구는 981만8605명이고 아시아계는 149만7960명이다. 전체 15%를 차지한다. 인구 비율에 한참 못 미치는 판사 수다. 단순하게 인구 비율로 따져보면 최소 50명의 아태계 판사가 활동하고 있어야 한다.

또, 한인 판사는 4명에 불과하다. 지난 20년간 LA카운티 지방법원에서 배출된 한인 판사는 고작 다섯명에 그쳤다. 한인 커뮤니티의 전통과 규모에 비하면 극소수이다.



특히, 한인들의 소송이 가장 많은 LA다운타운 스탠리 모스크 지방법원에는 현재 한인 판사가 단 한 명도 없다.

물론 판사라는 직업이 인종과 무슨 상관이냐고 말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왜냐면 판사는 인종, 학연, 지연, 혈연을 떠나 정의(Justice) 앞에서 심판하는 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LA는 상황이 조금 다를 수 있다. 이곳은 미국을 대표하는 다민족 도시다. 세계 각국에서 온 이민자들이 어울려 살고 있다. 그들만의 고유 문화가 있고 역사가 있다.

특히, 한인들끼리 펼치는 법정 소송의 내막을 들여다보면 문화적인 요소가 상당 부분 연관돼 있는 경우가 많다. 문화적인 부분이 판사가 케이스를 결정하는데 우선순위가 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원고와 피고를 이해하고 보다 적절한 판결을 내리는데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한 베테랑 판사와의 만남에서도 아태계 판사가 더 많이 배출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문화의 이해 측면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아태계 판사의 배출이 곧 아태계 커뮤니티의 정치력 신장과도 연결된다는 것이 이 판사의 말이다.

그는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는 하나라면서 아시아계 판사 배출을 "아시아계 커뮤니티의 공동 목표"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한인 판사가 나올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그는 "한인 커뮤니티는 급속히 발전하고 있고 더 발전할 것이다. 잠재력이 무한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 박 검사의 출마 소식은 시기적절하다. 또, 그는 한인 커뮤니티와도 친밀한 편이다. 현재 한인검사협회(KPA) 회장으로 일하며 한인커뮤니티 인사들과 두루 친분을 쌓고 있다. 또, 한국 검사 및 변호사들과의 인적 교류에도 꾸준히 신경을 써왔다. 다양한 행사를 치러봤다. 출마 계획을 밝히며 직접 중앙일보를 통해 한인들의 적극적인 협조도 부탁했다.

내년에는 LA카운티 지방법원에 다섯번째 한인 판사가 탄생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기대해 본다. 이왕이면 한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다운타운 스탠리 모스크 법원에서 앤 박 판사를 볼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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