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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10명의 '작은' 영웅들

김완신/논설실장

영웅은 지혜와 재능이 탁월해 보통사람이 하기 어려운 업적을 이룬다. 영웅에 의해 세상은 변화하고 발전한다. 역사는 이러한 영웅들의 기록이다.

CNN방송은 매년 '올해의 영웅(The Hero of the Year)'을 발표한다. '영웅'이라는 호칭이 붙지만 앞의 영웅과는 다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이웃들이다. 나라를 구한 것도, 대단한 업적을 남긴 것도 아니다. 작은 실천으로 세상을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가는 사람들이다.

CNN이 발표한 10명의 영웅 중에서 전세계가 참여하는 투표를 통해 올해의 '최고 영웅'이 선정된다. 10명의 영웅에게는 5만 달러의 상금이 주어지고 최고 영웅에게는 별도로 25만 달러를 수여한다.

올해도 10인 영웅들의 이야기는 감동으로 가득하다.



이라크전에서 두 다리를 잃었지만 자신보다 더 어려운 처지의 장애 퇴역군인들을 위해 집지어주기 캠페인을 펼치는 데일 베티, 20년 넘게 투병하면서도 치료를 못받아 고생했던 아버지를 생각해, 고향 캐머룬의 정글지대를 찾아 무료진료를 하는 의사 조지 브웨일이 영웅에 선정됐다.

로빈 에몬스는 노스캐럴라이나 샤롯의 빈민가 7만2000명 주민들을 위해 야채와 채소를 키우고 있다. 그녀의 뒤뜰에서 시작한 재배는 지역사회로 퍼져 2만6000파운드의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제공했다.

위탁가정에서 불우하게 자라는 아이들을 소원을 들어주고 있는 대니엘 글리토우, 뉴저지주 우범지대에서 춤을 통해 청소년들을 선도하며 꿈을 심어주는 타완다 존스, 그는 벌써 4000여명의 청소년을 탈선과 비행에서 구한 영웅이 됐다.

아들이 백혈병으로 죽는 아픔을 겪은 후 교통수단이 없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암환자 어린이들에게 교통편을 제공하는 리처드 내러스, 케냐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미국대학 교육을 받은 후 고향으로 돌아가 최초의 여자 초등학교를 세운 카켄야 나타이야도 헌신의 삶을 살고 있다.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23개의 강에서 700만 파운드의 쓰레기를 수거한 채드 프레그래키와 팜비치 카운티 저소득층 지역에서 컴퓨터가 설치된 버스를 운행하며 어린이들에게 컴퓨터 교육을 제공한 에스텔라 파이프롬도 영웅에 선정됐다. 이외에 로라 스타첼은 전기시설이 없는 20개 개발도상국 산모들의 안전한 출산을 위해 이동식 태양전기 장치를 발명해 제공해 오고 있다.

영웅은 자발적으로 나서서 타인을 돕고, 그 과정에서 위험이나 피해가 있어도 감수하며, 결코 결과에 대한 보상을 바라지 않는다. 이러한 미덕은 영웅의 재능이나 능력에 앞서 더 중요시 돼야 할 덕목이다. CNN의 영웅들에게 찬사가 이어지는 것도 그들의 능력 보다는 이웃과 사회에 대한 봉사의 일념으로 이룬 결실이기 때문이다. 위대한 업적을 남긴 것은 아니지만 장애자, 환자, 불우청소년, 빈곤층에게 '미래'라는 뜻깊은 선물을 주었다.

1960년대 흑백차별의 편견을 극복하고 흑인 최초로 미국 국가대표 테니스 선수에 선발돼 데이비스컵 대회에 출전했던 아더 애쉬. 3회 그랜드슬램을 달성했지만 심장질환으로 은퇴한 후에는 인권운동, 흑인과 빈민층 아동을 위한 사회사업 등으로 미국민의 영웅으로 추앙 받았다. 애쉬는 "영웅들의 삶은 평범하고 드라마틱하지 않다"며 "영웅은 대중을 지배하는 사람이 아니라 대중에게 봉사하는 사람들이다"라고 정의했다. 영웅은 화려하게 빛나지 않고 그늘진 곳에서 소리없이 희망을 전한다. 그런 사람들이 바로 진정한 영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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