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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음악산책] 교향곡의 아버지 하이든

 고전파 작곡가의 삼인방이라 할 수 있는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이들 작곡가중에서 하이든이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이유는 그가 제일 먼저 태어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고전음악의 대표적 구조라 할 수있는, 제시부-전개부-재현부의 ‘소나타형식’을 확립한 장본인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그는 교향곡만 하더라도 104곡이나 작곡했다. 이렇게 많은 곡을 작곡하다 보면 소위 ‘도가 트게’되고 시나브로 어떠한 안정적인 구조로 귀착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소나타 형식인 것이다. 또한 교향곡 작곡의 능숙함이 그에게 ‘교향곡의 아버지’라는 칭호를 가져다 주기도 했다. 그가 영국의 명문 옥스포드 대학에서 교향곡 작법으로 박사학위까지 받았음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물론 하이든이 교향곡의 대가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항상 유기적이고 긴밀한 감동만을 주는 곡을 작곡했다고는 볼 수 없다. 때로는 지루한 멜로디가 등장하기도 하고, 다음에 멜로디가 어느쪽으로 흘러갈지 쉽게 예측이 가능한 수면제용 곡들도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놀람’교향곡이 꼭 무식하고 예술감각이 떨어지는 귀족들에게 일침을 가하는 것이라는 시각으로 고착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만약 하이든이 베토벤과 같이 처절한 삶의 투쟁을 교향곡에 투영했다면 귀족들도 그렇게 졸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하이든은 귀족들의 온실속에서 음악활동을 하고 있었다. 든든한 후광이었던 에스테르하지공의 우산 아래서 30년간이나 편안한 생활을 누리며 음악활동에 전념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음악도 자연히 고분고분한 성격을 반영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가 조용한 음악을 만들어간 또 다른 이유는 그의 아내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이든의 아내였던 마리아는, 소크라테스의 아내였던 크산티페에 버금가는 악처로 악명이 높았다. 때로는 하이든이 막 작곡한 악보를 냄비받침으로 쓰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하이든은 가정과 직장의 화목을 위해 굳이 분란으로 들어가길 꺼려했던 것 같다. 이러한 공처가 기질 역시 그가 정적인 곡을 쓰는데 주요한 환경을 제공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에스테르하지공이 죽고 그도 직장을 잃게 되면서 그는 온실밖의 혹독한 날씨를 음악에 투영하게 된다. 한가지 예로, 인간을 선동·고무시키는 타악기가 많이 사용되며 심지어는 교회음악안에까지 이같은 악기가 등장하게 된다. 그래서 그가 작곡한 만년의 작품을 들여다보면 세파의 혹독함(또한 악처의 그늘에서 벗어나려는)을 반영하는 다이나믹한 곡들이 많다.

 그중의 하나가 1796년에 작곡된 전쟁미사(Missa in Tempore Belli)다. 일년내내 전쟁과 기일이 있다고 하여 사계제일(四季祭祀)미사라고도 한다. 팀파니가 많이 등장한다고 해서 큰북(Paukenmesse)미사로도 불린다.

 이 곡은 만년의 여섯미사곡의 하나로서 1796년 프랑스의 나폴레옹이 북이탈리아를 침공하여 오스트리아를 위협하던 시기에 작곡된 것이다. 특별히 아뉴스데이의 팀파니와 트럼펫 팡파르는 나폴레옹의 오스트리아 침공을 연상시키며, 전체적으로 선율과 화음의 밀도가 높고 인성과 기악이 유기적으로 대조된다.

 그리고 전쟁과 관련된 미사곡이라 ‘대영광송’에서 베이스가 부르는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Qui tollis paccatamundi, miserere nobis)’부분과 ‘하느님의 어린양’에서 ‘평화를 주소서(Dona nobis pacem)’부분이 특별히 강조된다.

 요즘 세상은 전쟁으로 어수선하다. 이런 상황속에서 유대계 미국인 지휘자였던 번스타인 (뉴욕 필하모닉, 노만 스크리브너 합창단)이나 영국인 지휘자 네빌 마리너(성 마틴 아카데미 합주단, 캠브리지 성 존스 컬리지 합창단)의 평화를 갈구하는 호소력 있는 연주는 특별히 다시 한번 들어보고 싶은 음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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