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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뉴미디어 시대 '종이의 부활'

김완신/논설실장

'종이' 신문이 창간된다. 특별히 '종이'를 강조한 것은 최근 종이신문이 창간된 경우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 모기업인 프리덤 커뮤니케이션이 'LA레지스터'라는 제호로 일간신문 창간을 밝혔다. 헤럴드-이그재미너가 폐간된 후 LA타임스가 독주해온 LA지역에서 일간신문이 창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리덤 커뮤니케이션은 지난 8월 '롱비치 레지스터'를 창간하기도 했다.

종이신문이 위기를 맞고 있다고 말한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전통적인 종이신문의 위상이 축소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프리덤 커뮤니케이션의 일간지 창간은 무모한 도전이라는 평가와 함께 한편으로는 종이신문의 미래가 아직 밝다는 전망을 갖게 한다.

지난 3일에는 뉴스위크도 '종이로 돌아간다'는 발표를 했다. 1933년 발간된 뉴스위크는 90년대 초반 전성기를 누리다가 2010년에 독자 수가 반으로 줄어 150만명이 안 되는 상황을 맞았다. 지난 해 12월 적자를 감당하기 어려워 종이판 발행을 중단했는데 1년만에 결정을 번복한 것이다.

'종이'의 부활은 신문과 잡지 뿐만이 아니다. 워싱턴포스트는 16일 전자책과 종이책을 같이 읽는 독서층이 늘면서 내리막길을 걷던 서점이 다시 문을 열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형서점 '보더스'의 파산에 이어 '반스 앤드 노블스'까지 규모를 축소하는 상황에서 소규모 서점이 부활하고 있다. 2011년까지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였던 전자책 판매가 2012년을 기점으로 주춤하면서 종이책 판매 서점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종이'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종이는 문명발전과 전수에 지대한 공을 남긴 발명품이다. 1900여년전 중국에서 종이가 발명되면서 본격적인 기록의 시대를 맞았다. 그후 종이는 오랫동안 지배층과 식자층의 향유에 머물렀지만 중세기 들어 제지.인쇄술이 발달하면서 대중적 확산이 가능해졌다.

전성기를 구가하던 종이는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위기를 맞는다. 막대한 분량의 정보를 소형 칩 하나에 저장해 광속으로 전달하는 시대에 종이라는 매개체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종이'가 뉴미디어 시대에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종이판 발행을 결정한 뉴스위크의 짐 임포코 편집장은 "새로 발간되는 뉴스위크 종이판은 고급스러운 명품 잡지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명품에 걸맞게 이전처럼 광고수익에 의존하기보다는 구독료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해 아마존닷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종이신문 워싱턴포스트를 매입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인수 이유를 궁금해 했다. 이에 대해 직접적인 대답을 하지 않던 베조스는 얼마후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종이 신문은 언젠가 고급품(Luxury Item)이 될 것"이라며 "그 시기가 몇년 후가 될 지 몇 십년 후가 될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들이 말을 출퇴근용 교통수단으로 이용하지는 않지만 아직도 승마를 즐기고 있다"는 중의적인 비유를 들었다.

독일 쿠텐베르크 대학의 전자책 전문가 크리스토프 블레시 교수도 "전자책이 편하기는 하지만 종이책의 품격과 감성을 만족시키지는 못한다"며 종이책의 품격을 강조했다.

첨단 시대에 종이를 기반으로 하는 신문 잡지 책들이 이전 시대처럼 다수의 사랑을 받기에는 한계가 있다. 베조스나 임포코의 언급처럼 '종이' 신문과 잡지가 특별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될 날이 올 수도 있다. 지금 신문과 잡지를 활자로 읽고 있다면 미래에 소수에게만 허용될 사치스러운 취미를 즐기고 있다고 자부해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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