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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이제 '어른'을 만나고 싶다

이재희/사회부 차장

취재를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다 보면 어른의 부재가 아쉬울 때가 많다. 어른의 사전적 의미는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다.

한인사회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그 어른이 없음을 종종 느낀다. 내가 누구라고 내가 어디 회장이라고 내가 무슨 단체를 만들었노라고 내가 더 높은 자리에 있노라고 내가 무슨 일을 했노라고 내세우는 한 마디로 나 잘났다고 하는 사람은 종종 있다. 그런데 그 사람의 성품과 인격을 알 만하게 하는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은 좀처럼 없다.

문제가 생겼을 때 일이 터졌을 때 내 말만 하려 하고 다른 사람의 말은 듣지 않으려 하고 내 말이 맞다고 하고 생각과 의견이 다르면 틀렸다고 하고 내 잘못이 아니라 하고 그러면서 문제와 책임을 피하려 하는 사람은 수두룩하다.

분명 나이는 먹고 겉모습은 다 큰 사람인데 성인의 품성을 보여주는 어른은 보기 힘들다. 대신 이 사람이 어른이 맞나 싶은 말과 행동을 한다. 문제의 원인을 짚어보려 하고 나서지 않고도 문제를 해결하려 하며 현명한 해결책을 내놓고자 고민하는 어른은 보기 힘들다. 대신 내가 알아서 다 하겠노라고 말만 앞세우고 작은 일에도 자신이 했노라고 생색내기에 급급하다.



옆에서 도닥이고 뒤에서 조언하는 어른은 보기 힘들다. 대신 나무라고 질책한다.

다름을 인정하고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는 어른은 보기 힘들다. 대신 다름은 틀리거나 이상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십상이다.

나이가 많다고 대접받고 싶어하지만 나이가 어린 사람을 존중하지 않는다. 높은 지위에 있다고 존경받고 싶어 하지만 아래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다. 존경할 만한 어른은 드물고 따를 만한 리더도 드물다.

나이를 먹고 몸이 자라는 것과 어른이 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인 것 같다. 어쩌면 어른이라 함은 지금 우리가 찾는 바라는 리더와 비슷한 것도 같다.

새해다. 실감 나지도 않고 별 감흥도 없다. 개인적으로는 마흔이 되는 해. 새해 목표나 계획은커녕 불혹이 되는 마음가짐도 없이 새해를 시작했다. 불혹은 미혹되지 즉 어떤 유혹에도 넘어가지 않음을 뜻한다. 세상일에 정신을 빼앗겨 갈팡질팡하거나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게 됐음을 뜻한다.

마흔이 되면서 느끼는 것은 삶은 고달프고 나이듦은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어른이 되기란 더더욱 어렵다.

해를 넘겨 며칠이 지나고서야 건강을 챙기고 게으름 피우지 않는 부지런한 생활을 해야겠다. 업무는 처음으로 돌아가 많은 사람을 만나고 열심히 뛰는 한 해가 되도록 해야겠다 다짐해본다. 사람을 살피고 챙겨야겠다고도 생각해본다.

무엇보다 이제 마흔이나 됐으니 지난 40년을 돌아보고 진짜 어른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고민한 것을 행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져본다.

2014년 기자 스스로는 어른이 되는 해 그리고 한인사회에서 많은 '어른'을 보는 해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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