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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20/20] 페이퍼 오어 플라스틱?

김완신/논설실장

'페이퍼 오어 플라스틱(Paper or Plastic)?' 올해 1월 1일을 기점으로 LA시 주민들이 더 이상 듣지 못하게 된 말이다. LA시가 대형 마켓과 상점을 대상으로 플라스틱백 사용금지 조례안을 시행했다. 오는 7월 1일부터 소형 마켓까지 확대되면 '페어퍼 오어 플라스틱'은 마켓 종업원과 손님 사이의 대화에서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 플라스틱백 사용금지는 이미 미국내 90여개 도시 및 카운티에서 실시되고 있다. LA시의 시행을 앞두고 매상하락을 우려한 업계의 반발이 거셌지만 플라스틱백을 줄이자는 대세를 막지는 못했다.

LA시에서는 연간 20억개의 플라스틱백이 사용 후 버려진다. 이를 처리하는 비용에 수백만 달러가 소요된다. 처리비용 보다 더 큰 문제는 플라스틱백으로 인한 환경공해다. 폐기되는 백은 잘 분해되지 않는다. 플라스틱의 재질에 따라 수백년이 걸리기도 한다. 바다를 흘러간 백은 해양 생태계에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환경문제외에 플라스틱백은 유아 질식사 원인의 93%를 차지하기도 한다.

미국은 일회용품의 천국이다. 생활의 편리를 위해 소중한 자원이 낭비되고 오염은 가속화된다. 세계인구의 5%도 안 되는 미국인이 소비하는 에너지는 세계 전체생산량의 4분의 1에 이른다. 온실가스 배출량도 텍사스 한 개주만 비교해도 영국과 프랑스 보다 많다.

미국내에서 연간 1조 개의 플라스틱백이 소비된다. 1인당 1년 평균 사용량은 300개를 넘는다. 중국인의 1인당 소비량 2~3개에 비하면 엄청나게 많은 수치다. 일회용품 사용이 많다보니 미국민의 쓰레기 배출량도 세계에서 가장 많다. 한 사람이 하루에 4.5파운드(2010년 기준)의 쓰레기를 만들고 1년이면 약 1640파운드(743kg)가 된다.



몇해 전 USA투데이는 1년 동안 '쓰레기 안 만들기'에 도전한 부부를 소개한 적이 있다. 전직교사였던 코스트 부부는 1년동안 재활용이 가능하거나 썩어서 비료로 쓸 수 있는 물건들만 구입해 사용했다. 그 결과 1년간 살면서 생긴 쓰레기는 거의 없었다. 고장난 전구 8개의 면도날 성탄트리 장식품 등이 전부였다. 구두박스 안에 모두 들어갈 정도로 적었던 쓰레기의 무게는 4파운드에 불과했다. 보통사람들이 하루에 4.5파운드의 쓰레기를 배출하는 것과 비교하면 거의 쓰레기를 만들지 않은 셈이다. 쓰레기를 줄이기가 어려울 것 같지만 코스트 부부는 '실제로 해보면 그다지 어렵지 않게 줄일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환경공해가 심각해지고 있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 '공해'를 '인간의 생산활동과 소비과정에서 자원을 소비하고 파괴함으로써 불특정 다수의 건강과 생활환경에 해를 주는 현상'으로 정의하고 있다. 또한 공해로 정의되려면 5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그 첫번째가 '공해는 인간활동의 부산물로 생긴 것'이라는 점이다. 이는 지구에서 공해를 만드는 유일한 생명체가 인간이라는 뜻이다. 동물은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다. 새가 날아간 자리에는 흔적이 없다. 오로지 사람만이 환경을 오염시킨다.

환경오염의 원인은 인간이고 그 결과는 고스란히 인간에게 고통으로 돌아온다. 이제 환경오염은 정치와 이념 국가와 지역을 초월한 인류전체의 문제가 됐다. 해결방법도 당연히 인류공동의 노력에서 찾아야 한다.

연초가 되면 새해 결심을 한다. 플라스틱백 사용이 금지되는 올해에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해보면 어떨까. 사소한 것 같지만 생활 속 작은 실천으로 지구 살리기에 동참하는 뜻깊은 결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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