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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음악 산책] 음악과 시대상

 현대에 만들어진 음악임에도 불구하고 현대음악은 현대인들에게 그다지 감동을 주지 못하는 것같다. 감정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실험성으로 무장한 그 음악에서 감동을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러한 음악이 이 시대에 만들어지게 되었고 또 시대를 대표하게 되었는가?

 음악이란 다른 예술과 마찬가지로 시대상의 반영이다. 단선율의 그레고리오 성가가 주류를 형성한 중세시대에는 종교가 삶의 중심이었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고, 복선율의 자유롭고 거침없는 인간본성이 표현된 마드리갈이나 모텟은 인간본위의 르네상스시기가 있었기 때문에 빛을 볼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우리의 민요가 전반적으로 ‘한’의 정서를 담고 있는 것은 그 시대가 폭정, 별리, 기아, 중노동의 시기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각 시대의 음악은 그 시대를 반영한다. 마찬가지로 현대음악은 우리가 사는 현대를 반영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대음악의 가장 큰 특징인 ‘무조’라는 개념은 어떻게 탄생하게 된 것일까? 일반적으로 한 음악안에는 중심이 되는 음이 존재하고 그에 비례하여 각 음들이 질서를 부여받게 된다. 그러나 무조음악이라고 하는 것에는 대표되는 어떤 음이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음들이 동일한 음가를 갖게 되는 것이다.



 현대사를 돌이켜보면 두번의 큰 전쟁이 있었다. 그리하여 많은 살육과 파괴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전후 사람들은 스스로의 행동에 많은 자성을 하게되었다. 그러면서 소위 자신들을 그런식으로 몰아간 권력 (예를 들어, 나치즘이나 파시즘)에 대해 부정과 해체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시도중의 하나가 무조음악이었다. 한 음악안의 중심권력이라 할 수 있는 ‘으뜸음 (혹은 근음)’을 고의적으로 배제했던 것이다.

 그러나 현대음악이 담고있는 ‘무조’라는 특성은 결코 영원한 것이 되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전쟁후 잠시 동안의 깊은 반성에서 도출된 개념이지 결코 오랜동안의 반성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이 사회에는 어떠한 식으로든지 구심을 이루는 권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기저를 부정하며 불안을 자초하려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음악의 본질은 해체보다는 완성이라고 본다. 그것은 자기 완성과 사회 완성의 도구이다. 그렇기때문에 체제를 부정하기 보다는 그에 순응하면서 ‘근음’을 찾아 안정과 화합을 추구한다. 현대음악이 리듬이나 가사등의 요소를 통일하거나 반복하는 것도 조성외적인 측면에서의 안정을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며 특히 미니멀음악에서 동형의 음형이 계속 반복되는 것도 이러한 예의 하나라 할 수 있다.

 물론 권력이 너무 강하면 그만큼 반발심이 커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자유가 필요한데, 음악에서도 너무 도식적인 흐름에 자유를 주기위해 거짓끝맺음(의사종지)이나 걸림음(계류음) 등이 쓰이게 된다.

 현대음악의 참 모습은 성원 각자의 개성이 더 살아숨쉬며 전체적인 통일감을 이루는 것이다. 그런 음악이 되기 위해서 하나의 예를 들어본다면 르네상스의 다성음악과 비슷한 음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확실한 조성체제안에서 각 성부들이 살아 숨쉬는 그런 음악. 이 시대에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음악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이 ‘온고(溫故)’는 무시하고 ‘지신(知新)’쪽으로만 흐를 필요는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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