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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 세계를 지배하는 '개'들

인간과 가장 친밀한 동물이라면 바로 개일 것이다. 애완동물중 고양이나 새 등 기타 다른 동물은 장소에 집착하나 개는 주인을 따르기 때문이다.

한글이 제정되기 전 우리 조상들은 개를 ‘견(犬)’ 또는 ‘구(狗)’ 로 써왔다. 다만 ‘견’ 은 비교적 좋은 뜻으로, ‘구’ 는 다소 비하적인 뜻으로 사용됐다.

애완견·엽견·맹도견·경찰견·군견 등이 바로 전자다. 반면 한 여름 복날 그 운명이 간들간들해지는 누렁이를 흔히 황구(黃狗)라 하는 것은 바로 후자다. 개가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인 만큼 고사도 많다. 이로 유래한 고사성어에서도 ‘견’ 과 ‘구’ 는 구분되고 있다.

견마지로(犬馬之勞)·견토지쟁(犬兎之爭) 등은 주인이나 나라를 위해 충성하는 개(신하)의 표상을 담고 있다.



전자의 예이기도 하다. 아첨꾼이나 모리배가 일시적인 눈속임으로 즐겨 사용하는 말이기도 하다.

반면 이전투구(泥田鬪狗)·양두구육(羊頭狗肉) 등은 인간의 비열한 행위를 개에 빗댄 말로 후자의 예다. ‘권력의 주구(走狗)’ 라는 말도 있다. 권력의 앞잡이 개라는 뜻이다.

고국의 정치판에서 흔히 회자됐던 말이다. 역시 개는 지저분한 정치판에서도 가장 자주 이용돼온 동물이다.

‘정승집 개가 죽으면 구름같이 문상을 가지만 정승이 죽으면 아무도 가지 않는다’ 는 우리 속담도 시사하는 바 크다.

모욕 표현으로 개 들먹여

다만 토사구팽(兎死狗烹)은 예외다. 주인을 위해 토끼사냥(충성)을 다한 개가 사명을 다해 할 일이 없어지면 가마솥에서 삶아진다는 풍자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주인나름일 터이다.

개를 사랑하는 민족중 미주·유럽인만한 사람들도 있을까. 보신탕 때문에 한국인을 경멸하는 그들이 개를 비하해 인간을 모욕하는 표현도 많은 것은 아이러니다.

‘Son of a bitch’, ‘Dog‘s death’, ‘Dog faced’, ‘Dirty dog’, ‘Dog-eat-dog’, ‘Dog day’ 등등. 영화도 있다.

‘개같은 나의 인생(My life as a dog)’ ‘개같은 날의 정사’ 등이다.

이 때의 ‘Dog’ 는 ‘견’ 이 아니라 ‘구’ 일듯 싶다.

얼마전 선보인 프랑스의 풍자화가 장 클로드 모르슈완과 방송인 로랑 제라가 쓴 ‘세상을 지배하는 개들’ 이라는 서적이 큰 화제다.

이 책은 세계 29명의 지도자를 3그룹으로 나누어 개로 풍자해 캐리커처와 함께 묘사했다. 엽견·전투견 그룹과 경비견·작업견 그룹, 그리고 애완견·호사견 그룹이다.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해 부시·후세인·빈 라덴·피델 카스트로 등 9명이 1그룹 즉 엽견·전투견 그룹에 속해 있다.

노무현·부시 전투견 비유

이 그룹은 물불을 가리지 않을 정도로 가장 용맹스럽고 다혈질적인 개들로 표현되고 있다.

반면 2그룹인 경비견·작업견은 교황 요한 바오로2세·헬무트 콜·푸틴을 비롯한 8명이다. 엘리자베스 영국여왕·넬슨 만델라·고이즈미·코피 아난 등 12명은 3그룹이다.

한국의 진돗개에 비유된 노대통령은 일단 열받으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짖어대는 것으로 그리고 있다.

종이신문에 대해서는 신물이 날 정도로 씹어댄다는 것과 부잣집 개들과는 사이가 좋지 않아 무조건 공격대상이다. 아메리칸 코커 스패니얼 개로 묘사된 부시 대통령은 전미 애견대회에서 우승해 하얀집(백악관)을 선물받았다.

이 대회는 전 세계가 ‘개판’이라고 인정한 공인대회라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전 세계가 오존층 파괴로 걱정하나 이 개는 아랑곳 없이 여기 저기 개똥을 뿌리고 다닌다는 것이다.

이 서적을 펴낸 곳이 이라크 전쟁을 반대한 프랑스다 보니 최근의 국제환경이 반영된 것 같다.

부시를 도와 직접 참전한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에 대해 미국이 ‘짖어라’ 하면 그대로 따르는 애완견으로 묘사하고 있으니까. 반면 후세인은 걸프만에서 함정을 파놓고 이글(미국)을 잡겠다며 숨어지내고 있는 개로 나타내고 있다.

이들 29개국 지도자들중 어떤 그룹이 ‘견’ 이고 어느 그룹이 ‘구’ 에 해당되는지 그것도 구분된다면 더욱 재미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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