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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교회 이미지, 언론 탓 말라

장열/기획특집부 기자·종교담당

종교는 무섭다. 절대적 성질의 종교적 도그마는 신에 대한 인간의 강력한 신념 위에 세워져서다.

사실(fact)을 중시하는 언론이 신념으로 뭉친 종교를 다룰 땐 상당히 난해해진다. 종교와 언론의 괴리다. '사실'로만 신념을 이해할 수 없고, '신념'은 때론 사실을 가려서다. 두 가치의 간극이다.

종교 기사는 신념의 영역에서 읽힌다. 사상과 성향으로 이해되는 정치.사회 관련 기사와는 사뭇 다르다. 비판적 언론 보도에 종교심이 잘못 반응하면 신념은 공격적으로 변질된다. 쟁점을 판단할 객관적 시각과 이성이 사라진다.

특히 개신교는 언론 보도에 상당히 예민하다. 가장 주목 받는 종교여서다.



한국교회언론회가 지난 한 해 동안 중앙일보를 비롯한 조선, 동아, 경향, 한겨레, 국민, 문화, 서울, 한국, 한국경제 등 주요 신문 10곳에 대한 종교 관련 기사와 보도 성향을 조사해 발표했다. 〈본지 1월21일자 A-27면> 종교별 보도 비율을 살펴보니 각 종교 중 '개신교(27.14%)'가 가장 높았다. 특이한 점은 개신교 관련 보도만 놓고 분석한 결과, 부정적 기사 비율은 대부분 10% 미만이다. 1년간 개신교에 대해 100꼭지의 기사가 나갔다면, 부정적 기사는 10꼭지도 안 된다는 거다. 특정 종교에 대해 언론이 이만큼 호의적일 수 있을까.

조사를 한 기관이 '한국교회언론회'란 사실은 더욱 놀랍다. 이 기관은 최근 오정현 목사의 논문 표절 및 서울 사랑의교회 초호화 성전건축이 사회적 이슈로 불거질 때 논평까지 발표하며 논란의 대상을 앞장서서 비호했었다. 당시 언론의 비판적 보도를 적극적으로 비난했던 기관이다. 언론에 의해 개신교가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한 기관이 발표한 공식 자료를 어떻게 보는가.

개신교는 부정적 기사가 10% 미만이라는 통계를 두고 오늘날 교회의 이미지 추락 이유를 언론의 비판적 보도에서 찾으면 안 된다. 그건 종교적 신념만 앞세운 비겁한 행태다. 오늘날 교회가 지탄받는 근본 원인은 분명 '내부'에 있다.

교회는 피사체다. 실존적으로 보여지고 드러나는 게 있다. 만약 그게 일그러진 모습이라면 '나'를 바꾸는 게 맞다. 시선을 탓하는 건 어리석다. 개신교는 시선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 아직도 세상이 교회 관련 기사를 읽는다는 건 적어도 관심이 있다는 걸 반증한다.

차라리 주목 받을 때가 낫다. 정말 무서운 건 무관심이다. 관심을 긍정과 부정으로 나눌 이유마저 없다. 안타까운 건 개신교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점점 줄고 있다는 사실이다.

10개 언론의 개신교 관련 보도 비율은 2007년(36.04%), 2010년(27.47%), 2013년(27.14%)에 걸쳐 계속 낮아지고 있다.

반면 천주교 관련 보도는 2007년(10.28%)~2013년(26.19%)까지 급속도로 늘었다. 이는 사회가 갖는 종교적 관심의 이동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수치다.

개신교는 교회에 대한 긍정적 보도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다면, 비판적 보도엔 자성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균형적이고도 건강한 종교적 신념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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