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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음악산책] 음악의 아름다움

 음악을 들으면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그런데 그 아름다움의 실체는 도대체 무엇일까?
 음악의 아름다움은 여러가지로 나뉘어 질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음악의 애잔한 멜로디나 고조되는 화성 혹은 격렬한 리듬에서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 음악과는 직접 상관이 없지만 음악을 통해 어떤 현상을 떠올리는 연상작용에서 미학을 발견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노래의 가사에 자신의 추억을 결부시키는 것이 한 예가 될 것이다.

 그러나 때로는 음악의 형식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국가인 “성조기 (Star-Spangled Banner: 성조기여 영원하라(星條旗よ永遠に)는 일본식 표현인 것 같다)”를 살펴보자.

 작사가 F.S.키는 1814년당시 영국과 미국간의 전쟁중에도 요새에서 굳건히 서 있는 성조기를 생생히 묘사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1행의 가사 light와 3행의 가사 fight가, 또한 2행의 가사 gleaming과 4행의 가사 streaming이 절묘히 각운을 이루고 있음을 발견할수 있다.

 또한 1,2행과 3,4행은 동일한 멜로디로 두번 반복됨을 알 수 있다. 독일가곡 등을 듣다보면 이러한 가사의 운에 의한 형식상의 아름다움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그런데 경우에 따라서는 이러한 구조적인 아름다움이 감추어져 쉽게 발견하기가 용이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이는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이 들게도 되는데, 대표적인 작곡가로 바흐를 들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이름인 B-A-C-H를 음표로 하여 작품속에 녹아들게 하였다.

 만년의 대작인 ‘후가의 기법’을 보면 기본음형과 반진행, 역진행등을 통해 바로크 대위작법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기본적인 음렬이 다양한 변형을 통해 확장되고 발전하며 종횡으로 화성규칙을 맞추어나가는 모습에서, 감성과 종교성은 물론이고, 논리적이고 수학적인 최고조의 아름다움을 보게 된다.

 바흐 이후에 음열의 암호를 즐긴 사람은 슈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클라라 비크를 만나 공개적으로 사랑스런 가곡을 쓰기 전에 암호를 통한 은밀한 사랑은 즐겼던 것 같다. 그 대표적인 작품이 피아노곡인 아베크 변주곡이다.

 여기서 아베크(A-B-E-G-G)는 파울리네 폰 아베크라는 백작의 여식으로 추측되는데 고전적인 형식을 따르면서도 지극히 낭만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피아노 작품이다.

 슈만의 제자이면서 그의 부인인 클라라를 사모하였던 브람스의 경우도 이같은 암호를 즐겼다. 현악사중주 2번 가단조의 제 2악장에 보면, F-A-E 동기가 나타나는데 이는 독일어의 ‘Frei Aber Einsam (자유롭게 하지만 고독하게)’를 뜻하며 브람스의 작곡정신과 상통하는 내용이 된다. 브람스의 작품을 듣다보면, 비록 신고전주의를 표방하기는 했지만, 자유로움이 추구되고 그러면서도 한편에는 고독함이 배어있는 경우가 많아 이같은 작곡 모토에 절로 고개가 끄덕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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