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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역사전쟁 다음은 개인 배상이다

[LA중앙일보] 발행 2014/02/03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4/02/02 18:58

안유회/경제부장

일본의 전쟁범죄를 놓고 한국과 일본이 미국에서 벌이고 있는 역사전쟁이 격렬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역사전쟁은 크게 독도와 위안부 문제다.

타임스퀘어와 신문 등에 광고를 내면서 시작된 독도 건은 최근 최근 미국내 교과서나 지도의 일본해 단독표기를 동해 단독표기나 동해 병기로 바꾸려는 노력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해냐 동해냐의 표기 문제는 독도와 결코 무관한 일이 아니다. 소녀상 설치도 동부에서 시작돼 LA 등으로 번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은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반발하고 있다. 주미 일본대사는 버지니아 주에서 동해 병기안이 통과되면 일본 기업이 철수할 수도 있음을 암시하는 편지를 보냈고 미국 로펌과 계약을 맺고 동해법안 통과 저지 로비를 벌여온 사실도 알려졌다. 소녀상에 대해서는 일본 의원들이 직접 나서 철거를 요구했다.

하지만 마침내 지난달 31일에는 미국의 외교정책을 주도하는 에드 로이스 연방하원 외교위원장이 글렌데일 평화의 소녀상을 찾아 최근 타계한 위안부 피해자 황금자 할머니의 영정 앞에 무릎을 꿇고 향을 피웠다. 이 장면은 일본이 왜 한인들의 역사 바로잡기 노력에 긴장하고 총력 대응하는 지를 잘 설명해준다.

역설적으로 한인들의 정치력 신장을 증명하는 역사전쟁이 미국에서 벌어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2차대전 이후 세계질서를 구획한 것이 미국이기 때문이다. 대전 이후 독일은 공개로, 일본은 봉인으로 대응했다. 일본의 전쟁범죄 기록을 가장 많이 보관하고 있는 미국에서 봉인 전략이 깨지는 순간 일본은 독일과 비교할 때 지급을 미뤄왔던 비용을 내야 할 가능성이 높다.

거기에는 역사적, 정치적 비용 뿐 아니라 배상금이란 경제적 비용도 있다. 일본의 경제 발전은 미국의 핵 우산 아래, 또 사실상의 배상금 면제라는 혜택 아래 이루어진 셈이다.

일본이 역사전쟁에서 패하고 미국의 교과서에 정신대 문제가 실린다고 생각해 보자. 그 순간 일본이 그토록 공들였던 원폭 피해자의 이미지는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에게 가했던 끔찍한 전쟁범죄로 대체된다. 이건 곧 개인적 피해에 대한 배상을 둘러싼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일본(기업)은 불리한 입장에 서게 된다.

일본(기업)에 대한 개인의 피해 배상 소송은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을 뿐 여러 차례 제기됐다. 2000년만 해도 한국인 3명이 미쓰이물산과 신일본제철 등 12개 일본기업을 상대로 오렌지카운티 법원에 소송을 냈다. 또 중국계와 미군 포로가 가주법원에 미쓰이물산과 미쓰비시상사를 상대로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과 중국, 대만, 필리핀의 위안부 출신 15명도 워싱턴 연방법원에 사죄와 손해배상 집단소송을 냈다.

전쟁범죄에 대한 정치적, 사회적 비용을 모두 치렀다고 인정받는 독일도 개인적 배상은 2000년에 결단했다. 개인적 배상은 그만큼 부담스러운 것이다. 독일은 2000년 '기억과 책임, 미래재단'을 설치하고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문제 해결에 나섰다. 독일정부와 6500여 개 기업이 26억 유로씩 52억 유로를 출연해 2007년까지 166만 명에게 44억 유로를 지급했다. 돈을 낸 기업 중에는 2차대전 땐 있지도 않았던 곳이 적지 않았다. 이러고도 독일은 2012년 1952년에 체결된 보상지원 조약을 확대 실시하기로 결정하고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에 대한 의료와 생계 지원금을 인상했다. 이때까지 독일이 유대인에 지급한 보상금은 모두 890억 달러였다.

여기에 비하면 일본의 개인적 배상과 보상은 시작도 안 됐다. 일본(기업) 입장에서는 끔찍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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