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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정체(正體)가 뭐냐?'

이기준 시카고중앙일보 논설위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우리나라 헌법 제1조항이다. 우리 한국의 국체(國體) 내지는 정체(政體)성을 규정해 놓은 것이다.

‘국가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 국가활동을 규제함으로써 국가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확보를 목적으로 한다’ 우리나라의 국가보안법 제1조항이다. 공산주의와 대치하고 있는 우리 조국과 국민의 안전을 위해 규정한 법이다. 적화통일을 노리는 공산주의를 책동을 방지하기 위해 1948년 12월1일 제정됐다.

그런데 근래 우리 조국의 민주주의가 심각한 도전을 받게 됐다. 잘못하면 헌법을 뜯어 고치고 50여년간 지속돼온 국가보안법을 철폐해야 할 것이다.

‘공산당 우호 발언’ 논란



이는 바로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 때문이다. “한국은 현재 공산당 활동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데 민주국가로선 문제”라고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 술 더 떠 “내가 일본공산당을 받아들이는 첫 한국 대통령이 될 것” 이라고 했다. “한국에서도 공산당이 허용될 때라야 완전한 민주주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최근 일본방문 중 일본 공산당 시이가즈오(志位和夫) 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다. “꼭 한국을 방문해주기 바란다”고도 청했다나. 참으로 통탄할 일이다.

민주주의 체제가 근간인 자유 대한의 헌법자체를 짓밟아버리는 발언이기 때문이다. 역으로 말하면 현재 우리나라는 공산당이 없어서 완전한 민주주의가 될 수 없다는 해괴한 논리지 않은가. 오늘날까지도 세계 유일의 분단국으로 6·25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초래한 원흉이 누군데. 그러고도 끊임없이 무장공비를 남파시켜 무고한 우리 국민들을 수없이 살해해온 게 공산주의 아니던가.

엊그제 시카고 서버브 지역에서 있었던 한 장년층 모임에서는 “도대체 노무현의 정체(正體)가 뭐냐” 는 말까지 나왔다. ‘우리 조국의 근본을 부정하는 망동(妄動)’이라고도 규탄했다. ‘DJ정부 이후부터 간첩이라는 말도 꺼내지 못하게 하더니 이제는 우리 땅에 공산당까지 활개치게 하려느냐’고 분개했다.

노 대통령은 도쿄방송 주재 ‘일본국민과의 대화’에서 ‘우호관계를 가장 돈독히 할 세 국가를 선택해 달라’는 질문에 첫번째로 일본을 들었다. 둘째가 중국, 미국은 꼴찌였다. 아무리 일본 현지였을지라도 굳이 일본을 첫손가락에 꼽아야 했을까. 이 방송을 보는 순간 한인사회 동포들 대부분은 너무 당황스러웠다고 술회했다.

가장 우호관계를 돈독히 해야 할 나라 중 미국이 꼴찌였음에랴. ‘미 주류사회가 이 사실을 알게 될까 걱정’이라는 것이 청취자들의 한결같은 분위기였다.

한국 ‘국제 왕따’ 우려

지난 50여년간 우리와 혈맹을 맺어온 미국이 과연 중국보다 못한 걸까. 한국전쟁시 중공군 개입으로 통일을 보지 못한 민족의 한까지 굳이 들추어내지 않더라도 상식 이하의 수준이다.

오늘날의 국제관계상 과거사에만 종속되서는 결코 안된다는 대승적 차원에서라도 이건 도무지 아니다.

중국은 시장경제 체제를 도입하고는 있지만 국가 체제라면 아직은 공산국가임에는 틀림없다. 반면 미국은 공산당을 전혀 허용치 않고 있다. 그러니 위에서 말한 노 대통령의 논리라면 미국은 완전한 민주국가가 아닐 것이다. 설마 이래서 미국이 중국보다 못한 것일까. 노대통령은 앞으로 중국방문이 계획돼 있다. 또 러시아도 방문해야 할 것이다. 미국방문이야 이미 끝났으니 이제는 혹시 미국보다 중국에게 잘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참으로 위험한 발상일 것이다.

우리는 지난 5월 노 대통령의 워싱턴 방문시 ‘한국의 우호관계 1순위는 바로 미국’이라 했던 것을 기억하고 있다. 이래서 또 천방지축(天方地軸) 어떤 괴상한 말이 튀어나올지 몰라 가슴 졸이던 우리 동포들을 안심시킨 바 있다. 그럼에도 일국의 대통령이 이렇게 각국을 방문할 때마다 말이 달라진다면 어떻게 신뢰감을 줄 수 있을까. 가뜩이나 미국과 일본은 이미 우리 정부와 관계없이 대북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실정이다.

해방이후 처음으로 우리 땅에서 공산당이 설칠까 두렵기도 하거니와 자칫 일관성 없는 외교관계로 우리 정부가 국제 왕따라도 당할까 큰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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