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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업] 북한의 인권탄압에 침묵하는 세계

[LA중앙일보] 발행 2014/02/11 미주판 23면 기사입력 2014/02/10 19:56

모니카 류/암 방사선과 전문의

'어서 들어가!' 총부리를 들이대며 감시원이 고함을 친다. 젊은 부부와 네 살 짜리 아이는 다섯 면이 유리로 된 방안으로 밀쳐진다. 감시원은 밖에서 문을 잠근다. 아이는 눈치로도 무슨 험한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안다. 젊은 남자의 다리에 두 팔을 꼭 두르고 얼굴을 두 다리 사이에 묻고 있다. '무서워. 아빠 무서워!' 남자는 아이를 달랜다. '괜찮아. 아빠랑 엄마 여기 같이 있잖아!'…시간이 흐른다. 아이가 입에 거품을 물고 발작을 한다. 정신을 잃어간다. '정신 차려봐, 눈 떠 봐.' 아이의 입과 코에 젊은이는 제 숨을 뿜어 준다. 이들 가족이 전부 숨을 거두기까지 세계의 시계들은 멈추었다.

이 이야기는 유대인 친구가 나에게 쥐어 준 '유대인 저널' 최근호에 인용된 '북한의 인간목장' 부분에서 인체 실험 대상으로 뽑혀 죽어가던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당시 상황을 상상해 보며 다시 써 본 것이다.

사이먼 위젠탈 센터의 부학장으로 있는 랍비 아브라함 쿠퍼가 위의 내용을 보고했다. 사이먼 위젠탈 센터는 LA에 본부가 있는 기관으로 나치 유대인 살인범들을 추적하던 사이먼 위젠탈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단체다. 지금은 유대인을 넘어서 세계 모든 사람들의 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존경받는 단체이다.

지난 1월 27일 홀로코스트 기념일을 기해 '유대인 저널'은 현대판 홀로코스트가 자행되고 있다며 북한의 상황을 대서 특필했다. 약 20만명이 갇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 강제노동수용소 6개 중, 캠프 14에서 탈출한 신동혁이라는 청년과의 인터뷰가 주 내용이다. 신씨는 김씨 왕국 삼대 지도자인 김정은과 두 달 차이 동갑으로 캠프 14 에서 태어났다. 7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을 읽고 나는 지구촌의 한 시민으로, 의사로, 한국인으로 부끄러웠다. 그리고 문제는 알고 있었으나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던 나 자신을 반성했다.

강대국을 비롯한 한반도 주변 국가들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 전쟁 발발의 가능성에 포커스를 맞추고 남북의 분단을 구경만 하고 있다. 주변 강국들에게 남북 통일은 자신들에게 이득이 없는 한 절대 이루어져서는 안 될 일이 되었다. 또 남한 국민들은 통일이 자신에게 가져다 줄 피해가 싫어 무관심하거나 무감각하다.

한때 링크(LiNK: Liberty in North Korea)를 통해 세계를 돌며 강연했던 신동혁씨가 이 인터뷰에서 알린 내용은 북한과 나치의 독재 방식이 동일하다는 것이었다. 법의 심판 없이 이루어지는 사형판결, 공개처형(신동혁씨가 13살 때 그의 어머니와 형은 그가 보는 앞에서 공개처형 당했다), 여죄수 강간, 강간 당한 여인들에게서 태어난 신생아의 공개 살인, 하루 두끼로 연명하는 기아, 죽는 날까지 요구되는 강제노동 등.

현재 북한의 홀로코스트는 아우슈비츠 수용소보다 12배, 노벨문학상 작가 솔제니친이 갇혀 있었던 소련의 강제노동소 '굴랙(gulag)' 보다 두배나 긴 세월 동안 자행되고 있다.

유대인들이 홀로코스트를 겪고 있을 때 세계는 침묵했었다. 그리고 세계는 다시 북한의 홀로코스트 앞에서 지금 침묵하고 있다. 이들을 구해야 할 한국인들도 침묵하고 있다. 우리는 정말 정답을 모르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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