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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음악 산책] 공연장 에티켓 10계명

 얼마전 워싱턴 DC의 컨스티튜션홀에서 베토벤의 오페라 ‘피델리오’를 관람하였다. 세계적인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가 노래 대신 지휘봉을 잡은 특별한 공연이었는데 그날 받은 팜플렛에 청중으로서 지녀야할 에티켓 10계명이 있어 여기에 소개하고 개인적인 해설을 덧붙인다.

 첫째, 서곡도 연주의 일부이다. 보통 오페라 시작 전에 서곡이 연주된다. 그런데 무대 커튼은 열리지 않고 오케스트라만 연주되니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이것도 전체연주의 일부이니 여기서 옆사람과 나누던 대화를 중단해야 한다.

 둘째, 향수나 화장수를 자제하라. 실제로 어떤 사람들은 향수 등에 심한 앨러지 반응을 일으킨다. 옆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향수를 뿌리는 대신 깨끗이 목욕하는 편이 좋다.

 셋째, 아이들을 데려오게 된다면 통제를 잘 해야한다. 야단법석인 아이들때문에 공연이 엉망이 되는 경우가 간혹 생긴다. 아이들이 오래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일반적인 생리이다. 그러므로 부모는 아이들을 확실히 통제하든지 아니면 아예 보모에게 맡겨야 한다.



 네째, 공연이 시작하기 전에 기침약을 복용한다. 공연중에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기침소리 역시 공연의 삼매에 방해되는 요소이다. 그러므로 평소 건강관리를 잘 하거나 아니면 투약을 해서라도 방해되지 않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다섯째, 셀폰이나 비퍼를 끈다. 휴대용 전화기나 전자시계 등의 기계음은 피아니시모의 로맨틱한 감흥을 싹 가시게 만들어버린다.

 여섯째, 연인끼리 서로 기대지 말자. 잉꼬부부나 닭살연인들이 서로의 애정을 표시하는 것은 좋으나 공연장에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있으면 뒷사람의 시야를 가리게 되니 자제해야 한다.

 일곱째, 떠들거나 흥얼거리지 말자. 옆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아야한다. 또한 평소 자신이 좋아하는 멜로디가 나와도 무의식적으로 따라부르면 안된다.

 여덟째, 휴식시간을 최대한 이용하자. 만약 지갑이나 가방, 쇼핑백을 뒤져야 한다면 휴식시간을 이용하라.

 아홉째, 공연이 끝난 후 퇴장한다. 물론 주차장에 체증이 심하고 대중교통시간을 맞추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그렇다고 공연중에 나가는 일은 삼가한다.

 열째, 전통적인 황금률을 상기하자. 남이 나에게 하기를 바라는대로 그에게 해주어야 한다.

 이상 열가지의 공연 에티켓을 알아보았다. 그런데 청중이 단지 공연을 감상하는 수동적인 그룹이 아니라 연주자에게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연주환경의 일부라는 사실을 깨닿게 된다면 차후에 보다 수준 높은 공연 에티켓이 자발적으로 생겨나리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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