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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인기 시들해진 위기의 로스쿨

박상우/경제부 기자

한인 부모들은 자녀의 전공으로 무엇을 가장 선호할까. 아마도 법학 또는 의학 전공이 대부분일 것이다. 소위 '사'자로 끝나는 직업을 가지면 명예와 돈을 한꺼번에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법대가 휘청대고 있다. 불경기 속 법대의 타격이 의대보다 더 크다. 통계가 이를 증명한다. 일단 입학생 수가 줄었다. 미변호사협회(ABA)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학기 전국 200여개 로스쿨 입학생 수는 3만 9765명. 1970년대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최근 몇년간 계속되는 경기불황으로 법조계 취업시장이 얼어붙었다는 보도가 쏟아지면서 로스쿨 지원자는 물론 입학생도 줄어들었다.

실제 로스쿨 공부는 돈과 직결된다. 대부분 로스쿨의 1년 학비는 4만달러를 웃돈다. 5만달러에 육박하는 학교도 적지 않다. 3년이면 최소 12만달러 이상이다. 졸업 후 10만달러 이상 연봉 보장은커녕 취업시장도 불안한 상황에서 12만달러 이상의 론을 받고 로스쿨을 가는 것은 그야말로 모험이다.



물론 로스쿨은 장학제도가 잘 갖춰져 있어 지원자들이 전액 장학금을 노려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또한 3년간 전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학교가 매년 일정 성적 이상을 유지해야한다는 조건을 내걸고 있다. 즉 전액 장학금 조건으로 입학했어도 1학년 성적이 학교 측이 제시한 성적에 못 미치면 2학년 때부터는 학비를 내야한다.

로스쿨 입학생수가 줄어들자 각 학교들은 고육지책을 세우고 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다. 입학하는 학생이 없으면 로스쿨도 존재할 수 없기때문이다. 필라델피아의 빌라노바 대학교 로스쿨은 최근 올해 신입생 가운데 전액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학생 수를 50명까지 늘렸다. 지난해에 비해 2배 늘어난 파격적인 숫자다.

캔자스대학 로스쿨은 이웃 주인 미주리주 학생들에게도 캔자스주 출신 학생들과 동일한 학비(In-State) 혜택을 준다. 로드아일랜드주의 로저 윌리엄스대학 로스쿨도 올 가을학기 등록금을 기존 4만1400달러에서 3만3792달러로 낮췄다. 펜스테이트대학과 아이오와 대 역시 등록금을 인하했다.

일찌감치 합격 통보를 받은 예비 입학생을 잡기 위한 각 학교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학생이 중복지원을 하기 때문에 눈 깜박하는 사이 다른 학교로 갈 수 있다. 학교 간 치열한 경쟁의 연속이다.

페퍼다인대학교 로스쿨과 채프먼 대학교 로스쿨 등은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특별 행사를 마련해 학교로 직접 초대한다. 200마일 이상 떨어진 곳에서 오는 학생들에게는 경비까지 지급한다. 시라큐스대학 로스쿨은 합격자들에게 합격증 외에 학교 이름이 새겨진 옷도 함께 보냈다. 또, 학장이 직접 합격 축하 편지를 써서 보내는 학교도 있다. 학생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것이다.

1970년대 이래 최소 입학생 수. 미국 로스쿨이 위기다. 로스쿨들이 이 난관을 극복하고 다시 인기 전문 대학원의 명맥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아니면 계속 추락할지 그 답은 로스쿨이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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