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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음악 산책] 샤를르 구노

 지난달 북버지니아의 조지메이슨대학교에서 장학기금 마련을 위한 연주회가 열였다. 특별히 세계적인 리릭-콜로라투라 신영옥이 나와 첫곡으로 바흐-구노의 아베마리아를 불렀다.

 그런데 여기서 바흐-구노(Bach-Gounod)는 과연 누구일까? 실제로 이것은 두사람의 이름을 합쳐놓은 것이다. 전자는 바로크시대의 거장으로 북독일에서 살던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Johann Sebastian Bach), 일명 ‘대(大)바흐’이고, 후자는 낭만파시대를 대표하며 파리에서 활동하던 ‘프랑스 근대음악의 중흥자’ 샤를르 구노(Charles Gounod)인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 둘이 하이픈으로 묶여져 있는 것일까? 본래 이곡은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에 나오는 다장조 프렐류드에서 유래했다. 구노는 이곡에 감명을 받고 반주부로 삼아서 그위에 새로운 멜로디를 입힌 것이다. 그러니까 구노만의 완전한 창작이 아니라 기존의 곡을 응용한 작품이 되는 것이고 작곡자명도 바흐와 구노를 하이픈으로 엮는 것이다.

 샤를르 구노(1818-1893)는 ‘파우스트’나 ‘로미오와 줄리엣’ 등의 오페라로 유명한 작곡가이지만 종교음악에서도 남다른 두각을 나타내었는데 앞에서 언급한 ‘아베마리아 (1859년)’외에도 ‘성 세실리아를 위한 장엄 미사곡 (1855년)’이나 ‘무궁무진세에 (1869년)’같은 곡을 남기고 있다.



 ‘성 세실리아를 위한 장엄미사곡’은 16곡이나 되는 그의 미사곡 중에서도 백미라고 할 수 있는 곡으로 특히 테너솔로가 나오는 ‘거룩하시다’가 아름답다. 초연을 지켜본 작곡가 생상의 말을 빌자면 “처음에는 눈이 부셨고, 다음에는 매료당했고, 결국은 정복당했다. 너무도 간결하고 그러면서도 웅장했으며 마치 음악에 장미 한송이가 내려앉는 형상이었다”고 찬탄하였다.

 그런데 그 어느 곡보다도 ‘무궁무진세에’는 한국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곡이다. 이 곡은 한국의 가톨릭 성가책에도 실려있는 곡인데 1866년 병인박해때 처형된 프랑스인 순교자를 기리며 작곡된 곡이다.

 실제로 그는 파리 외방 전교회의 신학교 성당에서 악장으로 활동을 하다가 한때는 신부가 되려는 꿈을 꾸기도 했는데 그 당시 같이 공부하던 신학생들이 동방의 작은 나라 한국에서 순교당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자 그들을 기리는 추모성가를 작곡했던 것이다. 총 6절로 된 유절형식의 성가로 가사중에는 당시에 함께 공부했을법한 이들의 실명이 거론되기도 한다.

 만약 구노가 계속 공부를 해서 성직자가 되었다면 한국으로 파견되어 순교자가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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