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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세상 바꾸는 주산 교육 다시 뜬다

주산왕 이정희씨, JTBC 예능 등장이 신호탄
발 빠른 한인 학부모들 한국서 교재 공수

제프 디노위츠(민주.81선거구) 뉴욕주하원의원이 영어 필기체 글씨 쓰기와 구구단 암기 교육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12년 의무교육을 받고도 자신의 이름을 필기체로 쓰지 못하고 구구단조차 암기하지 못하는 미국의 현실을 반영한 법안이다.

요즘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일상 생활에서 쓰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되면서 간단한 연산을 하지 못하거나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의 전화번호조차 외우지 못하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런 컴퓨터 세상에 지난해 JTBC '미라클 코리아' 등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해 25자리 숫자 50줄을 1분30초 만에 암산하고 플래시 암산법으로 1초에 한 번씩 등장하는 3자리 숫자 50개를 50초 안에 더해 정답을 맞춰 '암산왕'으로 불리며 주산 교육의 부활을 이끌고 있는 사람이 있다.

지난 1978년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던 16살 때 세계 최고 주산 11단을 따내 세상을 놀라게 했던 이정희씨가 그 주인공이다. 이씨의 계산은 당시 전자계산기보다도 빨랐다.



이씨가 최근 방송에 등장하면서 주산 교육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암산은 물론 집중력.기억력.암기력을 길러주기도 하지만 주산을 하게 되면 숫자와 글을 읽는 속도가 빨라집니다."

경기도 용인에서 이지셈 이정희주산암산학원을 운영하며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기도 하는 이씨는 최근 방과후 수업 과목으로 주산을 채택하고 있는 학교가 급격히 늘고 있고 전국 각지에서 문의가 오고 있어 주산 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주산 교육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전문가들은 양의 수 개념을 알고 숫자를 쓸 줄 아는 만 5세 정도가 주산 교육을 시작하기에 적기라고 설명한다. 5.6세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주로 30.40대들인데 이들이 바로 주산을 배운 마지막 주산 세대다. 주산을 경험해 본 이들이 자녀를 낳으면서 컴퓨터 교육과 병행해 주산 교육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씨는 암산이 빨라지면 학과 공부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뭐든 속도가 빨라지면 어디서든 두각을 나타내게 됩니다. 두려움을 떨치고 자신감을 얻게 되는 것도 부수효과지요."

주산은 10급에 이르면 단으로 오르게 되는데 이씨는 기간의 차이가 있을 뿐 노력하면 누구나 5단까지는 승단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5단은 덧셈은 무한 자리수까지 곱셈과 나눗셈은 6~7자리까지 암산을 가능하게 한다. 이씨는 주산을 배우고 싶어하는 이들을 위해 100일 동안 주별로 하루 30분씩 할애해 기본 셈을 익힐 수 있는 '나도 공부왕'이라는 책도 펴냈다.

발 빠른 미국 한인 엄마들도 나섰다. 한국에 있는 할아버지.할머니를 통해 교재를 얻어 자녀를 가르치는 부모가 늘었다. 직접 가르치는 것이 마땅치 않은 부모들은 미국에서 주산을 가르쳐 줄 곳을 찾고 있다.

주산은 중국인들에게 꾸준히 인기 있는 과목이기에 차이나타운에서 주산학원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뉴욕에는 현재 30여 개의 중국인이 운영하는 주산학원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인이 운영하는 주산학원은 뉴욕과 뉴저지 모두 합쳐 10개가 채 되지 않는다. 그나마도 미국에 많은 왼손잡이 아이들에게 주판 잡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 곳들이 포함돼 실제 5개 이하로 보고 있다.

뉴욕 키즈트리 주산학원 김동욱 원장은 "사실 왼손잡이 아이의 경우 주판을 잡는 오른손 힘도 기를 수 있다"며 "레고 조각을 조합해 장난감을 만들 듯 숫자 개념을 배워 답을 찾는 재미를 붙이면 물리적인 불편을 느끼기보다 아이들이 주판을 가지고 놀 듯이 공부한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아이들에게 주판을 마술판으로 소개하며 종국에는 주판을 머릿속에 그려서 그림을 그리듯 셈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주판이 손에서 사라지면 왼손잡이 문제도 없다.

김 원장은 "스스로가 컴퓨터처럼 셈을 하면 두뇌개발도 되고 문제해결능력과 응용력도 기르게 된다"고 강조했다.

주산교육은 차이가 있지만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계속하는 것이 좋고 3년 정도 배우면 2단까지 승단해 4자리 셈이 자유로워진다.

장지선 기자

jsja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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