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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음악 산책] 모차르트의 미사곡 

 모차르트는 기악음악이나 오페라의 작곡가로 유명하지만 교회음악에서도 아름다운 작품을 많이 남기고 있다. 예수가 병사들의 창검에 찔려 물과 피를 흘리는 참혹한 장면을 절절히 묘사하는 ‘아베베룸 (Ave verum)’이나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펄쩍 뛰는 듯한 상황을 콜로라투라의 현란한 기교로 표현하는 ‘엑술타테 유빌라테(Exsultate Jubilate)’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는 종교적인 깊이를 그의 미사곡에서 발견할 수 있다. 그는 미사곡을 18곡 정도 작곡했는데 솔직히 이야기해서 곡의 대부분은 미사통상문이라는 형식을 위해 작곡한 기능음악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단 세 곡은 예외라 할 수 있다. 그것은 ‘대관식 미사’와 ‘레퀴엠’ 그리고 ‘대미사’다. 대관식미사는 모차르트가 잘츠부르크의 콜로레도 대주교밑에서 봉직하고 있을때 인근 성당의 성모상이 화재에도 불구하고 하나도 손상을 입지 않았던 것을 기념하기 위하여 대관식 전례를 위해 작곡된 곡이다. 화성이 아름답고 비올라파트가 빠져 있어 잘츠부르크의 전통을 계승한 곡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레퀴엠은 발제크 백작이 아내의 기일에 맞춰 의뢰한 곡으로 모차르트 최후의 정성과 종교적 경건함이 담긴 곡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끝을 내지 못하고 미완성으로 남게 되었다.



 그런데 그의 종교적 장엄함이 유려하게 펼쳐지는 대미사(Grosse Messe, KV427)역시 미완성이긴 마찬가지다. 미사 통상문의 마지막 부분인 아뉴스데이나 신앙고백 부분인 크레도의 상당부분이 빠져 있는 것이다.

 이 곡들이 왜 이렇게 미완성으로 남게 되었을까? 그것은 정치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당시 오스트리아의 황제 요제프 2세는 교회의 정치적 영향력을 감쇄시킬 목적으로 교회음악에 제재를 가했다. 이러한 사정때문에 빈에서 작곡활동을 했던 모차르트는 미사곡을 손질할만한 동기가 생기지 않았고 이 미완성의 작품도 빈이 아닌 잘츠부르크에서 초연되야 했다. (악기편성도 클라리넷이 빠지는 잘츠부르크식을 따랐다).

 그렇다면 이러한 열악한 상황속에서도 곡을 작곡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의 다른 교회음악 작품들이 의무나 의뢰를 통해 작곡되었지만 이 곡만큼은 자발적인 마음에서 작곡된 것이다. 그의 아내 콘스탄체가 결혼 직전 몹시 아팠던 상황에서 회복된데 대해 절대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한 것이다. 더우기 초연에서 소프라노 솔로를 직접 부른 콘스탄체에겐 좋은 선물이 되기도 하였다.

 단조로 시작하여 비통한 마음으로 자비를 갈구하는 ‘키리에’나 콘스탄체가 좋아하였다는 푸가가 풍요로운 ‘쿰 상토 스피리투’도 좋고 콜로라투라 소프라노들이 많이 도전하는 ‘라우다무스테’나 목관의 오블리가토와 소프라노가 어우러지는 ‘엣 인카르나투스 에스트’도 귀여겨 들을 만한 부분이다.

 이 여름, 벌써부터 결실의 계절에 열릴 공연을 위해 워싱턴 지역의 한인 합창단 워싱턴 솔로이스트 앙상블은 땀을 흘리며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이러한 준비가 가을의 성공적인 공연으로 이어져 청중들에게 모차르트 교회음악의 감동을 진하게 선사해주기 바라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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