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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포커스] 한인타운 상징물 '1만8000달러' 딜레마

김동필·사회부장

LA다운타운에서 브로드 길을 따라 동쪽으로 가다 보면 눈길을 끄는 조형물 하나가 보인다. 여의주를 사이에 두고 용 두 마리가 마주보고 있는 대형 게이트다. 붉은색 기둥에 황금색 용, 지극히 중국적인 모습이다. 누가 말하지 않아도 '이곳이 차이나타운이구나'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차이나타운과 인접한 리틀도쿄 중심에도 일본색이 느껴지는 구조물이 있다. 망루 모양의 워치타워(watchtower)다. 그 주변으로 식당과 소매업소들이 옹기종기 자리잡고 있는 명소다. 주말이면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에서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기념품을 구입한다. 그리고 이렇게 촬영한 사진들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전세계로 알려진다.

하지만 차이나타운이나 리틀도쿄에 비해 규모가 훨씬 큰 한인타운에 내세울만한 상징물이 없다. 올림픽과 노먼디 코너에 다울정이 있기는 하지만 번잡한 도로변인데다 규모도 작아 눈길을 끌지 못한다. 그래서 먹고 마시고 놀기는 좋지만 사진 한장 찍을만한 곳이 없다는 소리까지 나온다. LA에서 할리우드만큼 놀기 좋은 지역으로 알려져있지만 주말 낮이면 썰렁하다.

타운 상징물을 만들자며 시작된 올림픽 게이트웨이와 마당 프로젝트가 뜨거운 감자로 전락하고 있다. 재심의까지 받는 우여곡절 끝에 회생은 했지만 완공 후 누가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설왕설래 때문이다. 정부 예산지원까지 확보한 상황에서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러다간 타운의 대표적 상징물이 생길 거라는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뀔 듯하다.



어느 단체도 관리를 맡겠다고 선뜻 나서지 못하는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우선 매년 들어갈 비용이 만만치 않다. 공원 형태로 조성될 마당은 그렇다 해도 최첨단 LED 등으로 장식될 올림픽 게이트웨이 관리에 연간 1만8000달러 정도의 관리비가 필요하리라는 예상이다. 한인단체들의 예산 규모를 감안하면 부담스러운 금액인 것은 분명하다.

책임 소재도 걸림돌이다. 시설에 하자나 문제가 생기면 관리 단체로 비난의 화살이 향할 것이 뻔하다. 사업의 연속성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어느 단체든 현 임원진은 흔쾌히 맡겠다고 나서더라도 차기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너나없이 '나 몰라라' 하는 것은 실망스러운 모습이다. 기회만 있으면 '한인을 위한 봉사'를 외치지만 당장의 이득이 없고 생색이 나지 않는 일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번 프로젝트는 첫 단추부터 모양새가 이상했다. 한인 커뮤니티 모두의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한인사회와는 관계없는 단체가 주관처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알려진 이유는 '경험이 많은 곳을 선정했다'는 것이지만 실상은 '믿고 맡길 만한 한인단체가 없기 때문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번에도 관리를 맡겠다고 나서는 곳이 없다면 한인단체들에 대한 신뢰도는 더 떨어질 것이 뻔하다.

특정 단체의 능력만으로 어렵다면 인근 지역의 부동산 소유주들이 나서는 것도 방법일 듯하다. 두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이들이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관광객이 몰리면 상권이 활성화 되고 상권이 활성화 되면 건물의 가치도 올라간다. 단체 한 곳이 대표로 관리를 담당하고 부동산 소유주들이 일정액을 각출해 비용을 지원한다면 비용 문제는 얼마든지 해결이 가능할 듯 하다. 연간 18만 달러도 아니고, 1만8000달러면 가능한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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