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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주주 배당금 따로, 직원 만족 따로

염승은/S&P팀

최근 은행업계에서는 배당금 인상세가 화제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얼마 전 기사에 따르면 톰슨 로이터 집계로 23개 대형 금융사들이 올해 쓸 현금배당 액수는 지난 1년과 비교해 25% 늘어난 12억1000만달러 정도로 2007년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부터 내후년 사이에는 19%가 더 늘어날 전망이기도 하다.

현금배당이 늘어난다는 건 그만큼 금융업계가 현재와 미래의 상황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신호일 것이다. 금융위기를 거치며 쭉정이는 상당 부분 걸러졌고 살아남은 알맹이들은 체질개선을 이뤄 탄탄한 실적을 보이는 덕이다.

배당을 늘리는 건 주주들을 위한 결정이다. 실적을 기반으로 한 현금배당 인상을 촉매제 삼아 주가 부양으로 연결시키는 전략이다. 물론 자사주 매입을 할 수도 있다.

한인 은행들도 같은 상황이다. BBCN은행이 지난 해 3분기부터 주당 5센트에서 7.5센트로, 윌셔는 올 1분기부터 3센트에서 5센트로 배당금을 올렸다. 한미는 지난 해 3분기부터 변동없이 7센트를 지급하고 있다. 상장 기업은 아니지만 cbb 은행은 설립 이후 처음으로 지난 2월 10%의 주식배당을 했다.



주식배당은 주식분할과 같은 것으로 현금 배당과 달리 장부상 주당 가치가 희석되는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은행의 자본금을 쓰지 않으면서도 주주들에 성의표시를 한다는 취지에는 부합하니, 나름의 목적은 달성하는 셈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같은 은행권의 배당 전략에 대한 우려도 없지 않다. 배당 자체가 탄탄한 경영의 결과로 나오는 것이어야 한다는 원론적 관점에서다. 배당을 올리고서는 실적이 그 이전과 비슷하거나 심지어 악화되기라도 한다면 배당이 가져 온 주가 부양효과는 도루묵이 되기 십상이다. 경영 호조를 통해 주가부양이 이뤄지면서 배당 인상이 더해져야지 향후 실적에 대한 확신 없이 주가부양이 주 목적이 돼 배당 규모를 늘리는 결정은 눈가리고 아웅이나 다름없다.

배당 인상이 잉여 자본금을 주주를 위해 쓴다는 점에서는 전략적으로나 주주들을 위해서나 환영할 일이기는 하다. 하지만 한인 은행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직원들을 위한 투자에도 그만큼의, 혹은 그 이상의 정성을 쏟는 모습이 필요해 보인다.

주류 대형 은행에서 활약하는 인재들이 한인 은행권의 낮은 몸값 때문에 옮겨 오지 못하고, 서로 인재를 빼오기 바쁜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인 은행들의 모습은 분명 돌아봐야 할 문제다. 이는 또한 회사 생활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와 충성심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최근 기업경영의 추세는 직원 만족을 최우선시 하는 데 있다. 직원이 만족하면 신나게 일해 좋은 실적과 서비스로 고객을 만족시키고, 이는 실적 개선으로 주가 상승을 불러와 주주 만족으로 이어진다는 발상이다.

이를 굳이 한인 은행권에 국한할 필요는 없다. 한인 기업들 모두 주주, 혹은 사업주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 노력하는 만큼 직원들에도 많은 투자를 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스스로의 발전을 이뤄낼 수 있는 회사에 다닌다는 생각을 가진 직원이 많은 회사라면 불황의 파도에도 오히려 더 높이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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