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s Angeles

72.0°

2020.08.08(Sat)

[풍향계]강금실과 힐러리

[LA중앙일보] 발행 2003/09/27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03/09/26 18:21

공완섭 뉴욕중앙일보 전국부장

강금실과 힐러리는 닮은 꼴이다. 둘 다 ‘잘 나가는’ 여성 명사라는 점이 비슷하다. 명문대 법대 출신이라는 점도 같다.

한 영화사가 게일 시하이의 베스트셀러 ‘힐러리의 선택(Hillary’s Choice)’을 영화로 만들면서 주인공 배역에 섹시스타 셰런 스톤으로 정한 이유가 미모와 카리스마 때문이라니 미모도 그만하면 빠지지 않는다.

다른 점이라면 강 장관은 57년생 닭띠, 힐러리 의원은 이보다 10살 많은 47년생 돼지띠라는 점. 또 동방예의지국의 법무장관 강금실은 이혼녀, 프리섹스의 나라 연방상원의원 힐러리는 남편의 외도에도 불구하고 꾹 참고 사는 ‘조강지처’형이다. 한마디로 어설픈 남자 기 팍 죽이는 ‘똑순이’들이다. ‘철의 여인’이란 소리를 듣는 점도 비슷하다. 그러다 보니 일거수 일투족이 관심사다. 기자들이 그들을 가만히 놔둘 리가 만무하다. 또 말도 많고, 탈도 많다.

강 장관에게 인기와 비난의 화살이 동시에 쏟아지는 대표적인 예는 ‘보신탕집 팔짱사건’. 사사건건 부닥치는 송광수 검찰총장과 보신탕집에서 점심을 먹고 나오면서 팔장을 끼고 기자들 앞에 나선 것이다.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설이 비등하고 감찰권문제로 민감한 시점에 검찰총장의 팔장을 낀 강 장관을 향해 쯧쯧 혀를 내두르는 이들이 많았지만 대화 결렬을 반어법으로 표현한 거라면 그는 ‘선수’라고 봐야 한다.

자신감, 철학 손색없는 여걸

다보경제포럼, 비즈니스위크 등에 의해 아시아 미래지도자로 선정된 이후 그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특히 네티즌 사이에선 인기 ‘짱’이다. 인터넷에 ‘강금실을 좋아하는 모임’까지 등장했다. ‘노사모’에 이어 ‘강사모’가 생긴 것이다.

강 장관은 최근 국회의 김두관 행자부장관 해임결의안에 대해 “해임 건의 사유가 실질적 정당성을 갖지 못할 때는 국회도 견제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모독’이라며 의원들이 발끈할만하다.

‘똑순이’ 장관이 또 돌출발언을 했다. ‘독일의 송두율교수가 설령 김철수라고 한들 처벌할 수 있나’고 해 정국에 불을 확 질렀다.

송 검찰총장은 즉각 ‘철저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강 장관이 송두율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검찰개혁을 이루어 낼 것인지, 아니면 튀는 행동으로 좌초하게 될지 관심거리다.

한국에 강 장관이 있다면 미국엔 힐러리 의원이 있다. 똑소리 나는데는 힐러리 의원 따라갈 인사가 많지 않다.

본인은 한사코 부인하고 있음에도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가장 강력한 대선후보다. 대선 주자 ‘10명의 난쟁이’를 다 합쳐도 ‘백설공주’ 힐러리 하나 이기지 못할 거라는 얘기가 우스개 소리가 아니다.

‘역사 기여’로 평가돼야

내년 민주당 후보 경선에 나선 웨슬리 클라크 전 나토사령관이 부시의 후광을 입었음에도 출사표를 던지기 전에 클린턴부부와 상의를 했다고 밝혀 힐러리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실감케 했다.

그를 퍼스트 레이디로 보는 시각은 이제 벗어날 때가 됐다. 회고록 ‘살아 있는 역사(Living History)’가 밀리언 셀러로 떠오르자 잔뜩 샘이 난 위클리 스탠더드의 냉소적 칼럼리스트 P. J. 오루크는 힐러리를 ‘융통성 없는 공부벌레’(a Monday’s-homework-done-on-Friday-night, 1,400 on her SATs kind)라며 비꼬았다. 그러나 그는 “빌(클린턴 전 대통령)만큼 나를 웃기는 사람은 없다”는 농을 할 만큼 여유만만하다.

그가 최근 뉴욕의 한 한인식당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투표 참여자가 수백명에 불과한 한인사회에 관심이나 가질만한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에 “나는 투표를 한 유권자만 대표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투표를 하지 않은 주민들도 대변해야 하는 게 내 의무”라고 말했다. 똑부러진 자신감과 정치철학의 표현이다.

소외당한 계층을 품겠다는, 확고한 민주당적 가치가 없었다면 어떻게 골수공화당계 아버지 밑에서 민주당 여성리더로 부상했겠는가.

톡톡 튀는, 그래서 늘 뉴스 메이커로 대접받는 두 여걸의 행보를 통해 보는 한국과 미국의 정치 감상법이 흥미롭다.

그러나 이들의 개인적인 행태를 놓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역사발전과 정치, 사회의 지평을 어느 정도 높여 놓느냐를 갖고 평가를 해야 할 것이다.

오늘의 핫이슈

PlusNews

포토 뉴스

전문가 칼럼전문가 전체보기

김준서 이민법 변호사

김준서 이민법 변호사

클라라 안 플래너

클라라 안 플래너

HelloKT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