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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한국인은 왜 개고기를 먹나

[LA중앙일보] 발행 2014/04/16 미주판 21면 기사입력 2014/04/15 23:31

김택규/국제평화포럼 편집위원

최근 할리우드의 내셔널 동물박물관(National Museum of Animals & Society)에서 한인들의 낯을 뜨겁게 하는 행사가 열렸다. '동물을 방어하는 사람들(IDA)'이라는 단체가 한국의 개 도살장에서 '구출해' 온 개들을 미국 시민 가정에 전하는 '입양식'을 가진 것이다.

이는 CBS 등 방송에서도 방영되었다. IDA 관계자는 한국의 개 도살장에 대해 비위생적이고 잘 먹이지도 않으며 개들이 때론 폭행을 당하기도 한다며 비참한 현장을 고발했다.

2002년 한국에서 월드컵이 개최될 때 영국 BBC 방송은 '한국인들은 하루 세 끼 개고기를 먹는다. 성탄절에도 먹는다. 남자들은 정력에 좋다며 열심히 먹는다'고 소개해 물의를 빚었다. 한국인들을 누구나 개고기를 일상적으로 먹는 야만인으로 소개한 것이다.

세계의 동물 애호가들이 아무리 한국인들의 개고기 먹는 풍습을 고발하고 비난해도 한국의 보신탕집은 여전히 문전성시를 이룬다. 왜 한국인들은 개고기 먹는 버릇을 버리지 못할까?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개고기는 몸보신에 좋다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몸에 좋다면 뱀, 굼벵이, 지렁이도 먹는다. 그런데 개고기의 보신 효능에 대해서는 과학적으로 밝혀진 것이 없다고 한다. 오히려 채식주의 의사 모임의 한 관계자는 "개고기는 쇠고기, 돼지고기 등과 별로 다를 것이 없다"고 말한다.

둘째, 개고기 식용은 전통적인 한국 식(食)문화라는 것이다. 그러나 개고기 식용은 중국에서 왔다. 18세기의 책 '동국세시기'에도 조선에서 개고기를 보양식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조선 후기부터라고 했다. 개고기가 제사상에 오르지 않는 것만 봐도 한국의 전통 음식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셋째, 민족주의 정서도 작용하고 있다. 개고기 식용 찬성론자들은 "한국인만 먹느냐, 왜 한국만 매도하느냐"라며 항의한다. 그러나 기독교 문화권인 유럽이나 미국인들은 개고기를 먹지 않는다. 멕시코에서는 법으로 금지되고 있다.

넷째, 애완견이 아니라 따로 사육된 식용 개를 먹는다는 변명도 있다. 나도 과거에 미국 친구들에게 "애완견을 잡아먹는 것이 아니다, 누렁이라는 식용개를 먹는것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TV에 방영된 것을 보니 그게 아니었다. 한국의 개 도살장에 갇혀 있는 개는 흔히 미국에서 보는 애완견 같은 각종 개들이었다.

미주 한인들 중에도 과거 개고기를 먹었던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국경 가까운 멕시코의 어떤 한인 식당에선 한인 고객에게만 몰래 보신탕을 팔기도 했다. 보신탕 애호가들은 그곳까지 가서 개고기를 먹고 오는 극성을 부리기도 했었다.

개는 BC 1만 년 전부터 인간과 함께 해 온 반려동물이다. 현재 문명국 주민들은 대부분 개를 가족처럼 여긴다. 개고기를 먹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 한국은 지금 세계 경제 10위권의 나라다. 그런데도 먹을 것이 없던 시절 단백질 보충용으로나 먹던 개고기를 지금도 먹으며 몸보신을 한다니 그것을 세계 사람들이 어떻게 볼 것인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개를 '때려' 잡아먹는 야만적 행동은 법을 통해서라도 시정되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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