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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 음악 칼럼] 루치아노 파바로티

 세계 제1의 테너인 루치아노 파바로티는 아주 높은 고음인 하이 씨에서도 다이나믹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벨칸토 기법의 대가다.그는 1990년 로마월드컵기념 ‘3대 테너’ 공연을 통해 대중들에게 한층 가까이 다가왔다.

그는 자신이 태어난 이태리 모데나에서 ‘파바로티와 친구들’이란 대중음악 중심의 음악회를 수차례 열어 그 수익금으로 전쟁 고아들을 돕는 자선사업을 펼치기도 했다.

 그가 무대위에 등장할때 보면 특이한 점이 있다. 왼손 검지 손가락에 흰 손수건을 묶고 등장하는 것이다.유달리 땀을 많이 흘려서일까?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실은 그가 소시적에 권투를 하도 많이 해서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권투를 하다가 치아가 상해서 현재는 틀니를 하고 있는데 노래를 격정적으로 부르고 나면 약간 흔들리게 되어 그것을 바로 잡고자 손수건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가 손수건을 입주변에 가져다대는 모습을 자세히 보면 알 수 있는 비밀이다.



혹자는 흰손수건이 그에게 행운을 가져오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실제로 파바로티는 운동을 아주 좋아했으며 스스로도 “만약 성악가가 되지 않았다면 체육교사가 되었을 것”이라고 이야기 할 정도다. 하지만 그의 취미가 ‘승마’라
는 점을 알게 되면 그를 태우고 달려야하는 말이 불쌍해진다.

130킬로그램이 넘는 육중한 몸무게가 들썩거리며 허리를 압박할테니 말이다. 1935년생인 파바로티는 빵집 주인의 외동아들로 태어났다. 음악을 좋아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한때는 오페라단에서 부자가 함께 합창 생활을 하기도 했는데 재미있는사실은 몸집이 전혀 딴판이라는 점이다. 왜소하게 보이는 아버지와는 달
리 파바로티의 몸집은 상당히 비대하다. 왜 그렇게 됐을까?

 혹시 그의 유모가 풍부한 양분의 모유를 수유했기 때문은 아닐까 추측해본다. 실제로 파바로티의 유모에게 젖을 빨았던 미렐라 프레니(Mirella Freni)역시 훌륭한 소프라노로 성장하여 메트로 폴리탄에서 그와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한때 파바로티가 악보를 볼 줄 모르는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과연 세계적인 대 성악가가 악보도 볼 줄 모른다는 것이 사실일까? 그것은 그가 무대뒤에서 아리아를 외기 위해 사용했던 특별한 표기법이 가져온 오해였다. 악보 대신 특별한 표기를 보고 있는 파바로티를 보고 사람들은 악보도 볼 줄 모르는 문외한으로 오해한 것이다.

 이태리사람인 파바로티는 때때로 영어로 된 팝송을 부르기도 하는데, 독일어로 된 가곡을 부르는 것은 좀체로 듣지 못했다. 아니 아예 독일쪽 노래를 불렀다는 사실조차 듣지 못했다. 마치 리트의 대가 디스카우가 독일가곡이나 독일오페라, 독일합창곡을 고집하는 것과 비슷하다.

혹시 오페라 가수의 벨칸토 창법이 독일가곡과 맞지 않아서 일까?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파바로티가 부른 독일가곡이라고는 라틴어가사로 부르는 슈베르트의 아베마리아를 빼놓고는 들어보지를 못했다.

 130킬로그램이 넘는 거구에 70세가 가까워오는 노구를 이끌고 무대에서 에너지를 발산 한다는 것은 이제 누가 봐도 다소 무리인 듯 하다. 실례로 2001년의 메트로 폴리탄 공연에서는 다른 단원의 부축을 받으며 간신히 공연을 마쳤고 2000년 애틀랜틱 시티
공연에서는 공연의 질이 좋지 못해 성난 청중들이 환불해 달라고 아우성치며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바리톤 디스카우처럼 깨끗하게 은퇴를 선언하면 될 것을 2001년에 은퇴를 한다고 하더니만 이제는 2005년 자신의 70회 생일로 은퇴 계획을 미루고 있다.

설상가상으로,자신의 딸들보다도 어린 비서와 바람이 나 그 사이에서 새로운 딸을 얻기도 하고 탈세혐의로 법의 심판을 받는 등 추한 말년까지 염려되는 실정이다.

 비록 음반속의 파바로티는 영원한 청춘이지만 현실의 무대위에 서있는 그는 결코 청춘이 아니다. 이러한 인생의 비밀을 깨닫는 것만이 그가 투란도트에서 목청높여 부르는 아리아처럼 궁극의 승리(vincero)를 거둘 수 있는 비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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