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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이신다고요? 가장 위험한 때입니다

초기 증상 없는 안과질환…수시 검진 필수

건강검진이라고 하면 보통 암 검진을 떠올린다. 중대 질병인 데다 조기 검진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해서다.

이면에는 암이 악화되기 전까지 특별한 증상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이 전제돼 있다. 검진이 필요한 질환의 공통점이다.

눈도 마찬가지다. 안과질환 중에서 심각한 질환일수록 초기에는 별다른 이상 증상이 없다. 눈이 불편해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질병이 많이 진행한 상태다. 눈에도 종합검진이 필요한 이유다.

눈 아프다 싶으면 이미 말기



조은성(45)씨는 최근 급격히 시력이 떨어져 평소 즐기던 등산을 중단했다. 눈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한 조씨는 안과 전문 병원을 찾았다. 진료를 받은 결과 조씨는 녹내장으로 인한 시야 결손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건강에 관심이 많은 사람도 눈 건강에는 소홀하기 쉽다. 종합검진은 꾸준히 받아도 안(眼) 검진은 잘 받지 않게 된다. 눈은 일단 잘 보이면 건강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과 전문의들은 시력과 눈 건강은 별개라고 지적한다. 새빛안과병원 김기석 진료부장은 "보통 시력이 좋으면 눈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간과한다"며 "통증이 없고 눈이 잘 보이면 불편함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과 질환은 초기에 자각하기 어렵다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것이 녹내장이다. 중기 이후에도 이렇다 할 증상이 없다. 말기에 와서야 시야 주변이 안 보이기 시작한다. 이때는 치료 시기가 너무 늦다.

황반변성도 마찬가지다. 초기에는 증상이 미미하다. 하지만 '나이가 먹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기 쉽다. 나중에야 시야 중심이 안 보이게 된다. 이들 질환은 실명을 유발하는 심각한 질환이다. 초기에 치료하면 오랫동안 시력을 유지할 수 있지만 따로 검진을 받지 않으면 조기 발견이 힘들다.

김 진료부장은 "보통 안과 질환은 '그러려니' 하고 지나친다"며 "초기에 치료를 놓치면 회복이 어렵다"고 말했다.

근시라식 해도 질환은 남아

안경을 쓰는 사람 상당수가 갖고 있는 근시. 그 자체가 위험요인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근시가 되면 이전보다 안구가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이 맺히는 곳에서 렌즈(수정체)가 사물 쪽으로 가까워져 가까이에 있는 피사체가 더 잘 보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안구가 커지면 눈 조직이 얇아진다는 점이다. 풍선이 커질수록 표면이 얇아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조직이 얇아지면 녹내장, 근시에 의한 망막격자 변성이 생기기 쉽다. 고도근시 이상의 근시가 여기에 해당한다. 급기야 눈의 조직이 얇아지다가 구멍이 생기고, 눈의 가장 바깥쪽 표면에 해당하는 공막에서 망막이 떨어져 나가는 망막박리가 생긴다. 단단한 공막 크기만큼 그 안쪽 조직인 망막이 버티지 못하는 것이다. 망막박리가 생기면 눈이 아예 보이지 않는다.

근시의 위험성은 그 자체가 진단명이라는 점에서도 드러난다. 근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질환이다.

더구나 문제는 라식 등 근시교정술이 이런 위험성을 가린다는 것이다. 근시교정술은 근시, 즉 큰 눈의 위험성은 그대로 둔 채 시력만 교정한다. 새빛안과병원 김 진료부장은 "근시교정술은 근시로 인한 눈 상태가 없어지는 것이 아닌데, 좋아진 시력 때문에 근시의 위험도를 병원에서 점검하는 기회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40대, 특히 근시가 심하거나 눈 질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꼭 안 검진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당뇨병·고혈압·에이즈도 확인

안 검진은 아이들에게도 중요하다. 원시와 사시의 조기 발견을 위해서다. 원시는 8세 이전에 조정해 줘야 한다. 이 시기에 안경으로 교정하지 않으면 평생 약시(교정시력 0.5이하)가 된다. 원시는 상이 눈보다 뒤로 멀리 맺히므로 뿌옇게 보인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 형상이 원래 그런 것으로 받아들여 호소하지 않는다. 따라서 검진으로 발견해야 한다.

사시가 지속되면 공간감각 능력이 발달하지 않는다. 눈이 안쪽으로 모이는 내사시는 눈에 잘 띄지만 바깥쪽으로 벌어지는 외사시는 알아보기 힘들어 검사로만 정확히 알 수 있다. 새빛안과병원 김 진료부장은 "사시를 놔두면 공간감각 능력이 떨어지게 돼 어렸을 때 꼭 확인해야 한다"며 "특히 외사시는 일반인 중에서도 많을 만큼 눈으로 볼 때는 잘 몰라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안 검진은 다른 질환을 점검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안 종합검진은 시력검사를 포함해 세극등현미경 검사, 안압 검사, 각막 지형도 및 두께 검사, 시신경섬유증 검사, 안저 촬영 검사 등 10여 가지에 이른다. 눈 혈관과 신경세포를 직접 볼 수 있어서 당뇨병·고혈압·콜레스테롤·류머티스 질환·감염성 질환·에이즈 등 다양한 질환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치매를 안 검사로 예측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김 진료부장은 "안 검진은 혈관·신경과 관련된 전신질환을 예측할 수 있다"며 "단 진단기기의 성능과 의사 경험에 따라 결과가 좌우되는 만큼 안과 세부 전문분야의 의사와 최신시설을 갖춘 안과전문병원에서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글=류장훈 기자
사진=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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