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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종가 중의 종가' 20여곳 LA오다

이동춘씨 UCLA서 사진전
여류작가라 오랜 기다림
가옥·음식 등 렌즈에 담아
그들 전통문화 향기 전해

"종가하면 대개 맏이를 말하는 겁니다. 진짜 종가집인 불천위 종가는 전국에 160가문이고 경북엔 121가문, 안동에만 51가문이 있습니다. 한국문화 전통을 말하면서 종가를 기록하지 않는다는 것은 가장 중요한 것을 빼놓은 셈이죠."

여류 사진 작가 이동춘씨는 북가주 UC버클리 사진전에 이어 UCLA에서 '종가: 한국의 큰집(Jongga: The Head Family of Korea)'이라는 사진전을 어제(22일), 오늘(23일) 열고 있는 주인공으로 독보적인 주제인 '한옥'과 '종가'를 다루고 있다. 종가라고 하면 뭔지 퀘퀘한 냄새가 날 것같고 마치 박물관 속에 들어 있는 분위기인데 이 작가는 "아직도 튼튼하게 지켜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춘 작가가 한옥과 종가에 주목했던 것은 알고보면 그의 사진공부와도 관련이 있다. 그는 이화여고 사진반에서 사진을 배워 전국고교생 사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을 정도로 잘나갔지만 담임교사가 원서를 써주지 않는 황당함을 겪었다. 이유는 여성이 사진학과를 나와서 사진작가가 돼도 어렵다는 이유다.

우여곡절끝에 그가 또 다시 만난 성차별은 그가 신구대학 사진과를 졸업하고 바로 맞딱뜨렸다. 사진과 관련되는 일을 얻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대개 광고 사진계에 발을 들여놔야 하는데 아무도 힘든 일에 여성을 써주지 않았다는 것. 하지만 충무로를 일일이 돌아다녀 만난, 남들이 싫어하는 일을 6년간 했다.



이때 그의 성실성에 감읍한 협력업체 사장이 1987년 그를 월간 '행복이 가득한 집' 사진기자로 고용했다. 대학 졸업후 6년만에 사진을 찍는 일을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10년간 일했다. 여기서 그의 남다름이 엿보이는 구석이 있다.

"한옥을 찍게 됐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걸 매우 싫어하는 거에요. 찍으려면 어수선해서 주위를 청소해야 하는데 그게 싫었던 것이죠."

덕분에 이 작가는 20년간 한옥을 찍고 있다. 2005년 드디어 자신이 원하던 것을 찍게 됐다. 그때까지는 작가들의 관심 밖에 있던 종가집에 발을 들여놨다. 하지만 이번에도 '여성이기에' 문제가 있었다. 종가집 제사에서 여자는 얼씬도 못하게 하면서 남자들이 장을 봐서 치른다고 한다. 사랑채엔 여자가 발걸음도 못한다. 그런데 '감히 어딜 여자가 카메라를 들이대'라는 식이었다. 카메라도 없이 3년을 지켜보기만 했다. 진심이 통하기를 기다리면서. 드디어 누군가 해야 할 일, 누군가 찍어둬야 할 종가의 음식, 제사, 가옥을. 바로 이 작가에게 문을 열어줬다.

한 집안이 문을 여니 다른 집안도 문을 열어줬다. 이 작가가 찍은 종가들은 특히 불천위 종가 20곳 남짓이다. 40여점만이 UCLA 로이스홀에서 볼 수 있다. 오늘 딱 하루만 남았다.

▶주소: 340 Royce Dr. LA

☞불천위 종가는 진짜 종가로 보면 된다. 나라에서 내린 사액 현판이 있는 서원을 갖고 있다. '불천위'라 함은 신위를 옮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개의 제사는 몇대만 지나면 모시지 않지만 불천위는 후세 대대로 모신다. 불천위 제사를 갖고 있다는 것은 가문의 영광이다. 대표적인 불천위는 은혜리 퇴계 이황 종가, 하회마을 겸암 류운룡 종가와 서애 류성룡 종가, 의성의 학봉 김성일 종가다.

장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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