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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오바마케어, 무보험보다 낫다?

진성철/경제부 기자

#. 조그만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전국민 건강보험 실시 소식에 너무 반가웠다. 높은 보험료 때문에 가족에게 건강보험을 가입시켜 주지 못해 항상 불안감을 떨쳐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가입절차도 복잡했지만 어렵게 가입했다.

보험카드는 보험료를 납부한지 한 달이 지나 겨우 받았다. 그러나 막상 그의 보험을 받아주는 한인 병원은 없었고 생각한 것보다 보험료도 저렴하지 않았다. 실망한 그는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 이모씨는 오바마케어 보험을 가입해야 하는지 아니면 벌금을 내는 게 나은지 고민을 거듭했다. 소득수준이 정부 보조를 받을 수 있는 기준보다 살짝 높아 보험료가 꽤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는 건강관리와 만약의 응급상황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해야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만만치 않은 보험료가 골칫거리다. 그는 차라리 벌금을 내는 게 경제적으로 유리하다고 생각했다.

#. 정모씨는 오바마케어 덕에 큰 도움을 받았다. 벌금이 싫어 보험에 가입했다. 그는 최근가족과 차를 타고 가다가 갑자기 배가 아파서 인근 병원 응급실로 실려갔다. 맹장수술을 받고 퇴원한 그에게 날아온 청구서는 3만5000여 달러. 그러나 그는 7000여달러 정도만 지불했다. 보험이 없었다면 2만 8000여 달러를 더 내야 했다는 사실을 안 정씨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오바케어 보험거래소인 커버드캘리포니아 웹사이트가 오류로 인해 5일 동안 폐쇄됐었다. 그 전에는 건강보험을 사용할 수 있는 의사와 의료기관 목록도 웹사이트에서 사라졌다. 이렇게 오바마케어를 완벽하게 준비하지 않은 채 서둘러 실행한 것은 사실이다. 이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금도 웹사이트 문제뿐 아니라 보험을 받아 주는 의사와 의료기관 수가 너무 적어 가입자들은 '의사 찾아 3만리'다. 보험료도 생각보다 저렴하지 않고 혜택도 기대했던 것보다 낮다.

그렇다면 오바마케어를 없애고 모든 것을 원위치로 돌려야 할까. 헬스케어 전문가들은 정씨의 사례를 예로 들면서 이미 실시된 전국민 건강보험을 잘 보완해 한국과 같은 시스템으로 만들어 가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한다. 전면 무효화는 지금까지 들어간 세금과 노력이 물거품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 이후 다시는 이런 건강보험 정책이 시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다.

따라서 당장 직면한 문제와 불편함만 가지고 실패한 정책이라고 단정짓는 것보다 불편함을 적극 호소하고 힘을 합쳐 시스템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그들은 조언한다.

또 건강한 젊은층도 장기적인 장점을 고려해 오바마케어에 적극 가입하면 보험료도 낮출 수 있는 데다 더 많은 의사와 의료기관의 참여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한다. 이런 행동들이 본인들뿐만 아니라 전국민이 받을 수 있는 건강보험의 혜택을 실질적으로 더 키우는 길이다.

모든 정책의 시행초기에는 문제가 발생한다. 모든 국민이 진정한 건강보험의 수혜를 원한다면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고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제도를 보완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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