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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원만한 수행

'명문대 진학'만이 지상(至上) 목표였던 학창 시절, '국영수(국어, 영어, 수학)' 성적은 그 학생의 능력은 물론 사람됨까지 평가하는 절대 기준이었다. 여학생들은 잘 모르겠지만, 남학생의 경우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운동능력(싸움실력)'이 평가 척도로서 더해진다. 둘 중 하나만 잘해도 학교생활은 할 만했지만, 둘 다 잘하는 경우에는 그야말로 '화려하게' 학창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제법 있는 것 같지만, 예전에는 공부를 잘하면 운동이 서툴고, 운동을 잘하면 공부가 엉망인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원만한 인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한편에 치우치지 않은 원만한 수행을 해야 한다. 많은 서구인이 '불교'하면 '명상'을 떠올릴 만큼 명상은 불교 수행의 대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명상은 전체 불교 수행의 1/3이라 할 수 있다. 명상 외에도 두 가지 과목이 더 있는 셈이다. 하나는 '지혜'를 닦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실행력'을 기르는 것이다. 경전공부, 설교, 회화, 화두 등은 지혜를 닦기 위한 방법이고, 계율수행이나 일기 등은 실행력을 기르는 방법들이다.

사람은 아는 것과 하고자 하는 것이 다른 동물들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에, 명상 등을 통해 욕심을 다스리지 않으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욕심을 채우려 하다가 번뇌 망상과 분노, 초조함으로 신경 쇠약자가 되거나 극도에 가서는 자살에 이르기도 한다.

지혜를 닦지 않아 일의 옳고 그름을 모르고 멋대로 행동한다면 육근을 움직이는 것이 복을 짓기보다는 죄가 되어 앞길의 고통이 한이 없을 것이고, 인간의 마음과 우주의 이치를 알지 못하면 고락의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항상 고해에서 헤매게 된다.



명상과 지혜를 닦았다 하더라도 실행을 하지 못한다면, 명상과 지혜수행은 헛수고가 될 뿐이고, 이는 줄기와 가지와 꽃과 잎은 좋은 나무에 열매가 없는 것과 같다. 모든 사람이 선이 좋은 줄을 알면서도 선을 행하지 못하고, 악이 그른 줄 알면서도 악을 끊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실행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 세 가지 수행은 서로 도움이 되고 바탕이 된다. 잡념이 많으면(명상) 시험공부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고(지혜), 도둑질이 왜 나쁜지 진리적으로 확실히 알지 못하면(지혜), '남의 물건을 훔치지 마라'는 계율을 제대로 지킬 수 없다(실행). 어제 살인을 저지른 사람은(실행) 오늘 아침 명상 수행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명상).

이 세 가지 공부는 카메라의 삼각대와 같은 것이다. 삼각대의 세 발 중에 어느 하나라도 온전치 못하면 삼각대가 제 구실을 하기 어려운 것처럼 세 가지 수행 중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한다면 인격자로 대우받기는 어렵다.

모름지기 사람은 무엇으로든지 간에 매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는데다가 음악이나 미술에까지 소질이 있다면 그보다 매력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 치우치지 않은 원만한 수행을 통해 '조각도인'이 아닌, 원만하고 매력 있는 인격의 소유자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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