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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온라인 고객불만이 두려운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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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중앙일보] 발행 2014/05/19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4/05/18 20:13

염승은 / S&P팀원

SUV 자동차의 정기점검을 위해 딜러에 차를 맡겼다. 그런데 별 문제가 없던 차가 서비스를 받고 나오자 문제가 많은 차가 됐다.

같은 문제로 두차례 더 차를 맡겼지만 문제가 해결되기는커녕 더 엉망이 됐다. 부품이 필요하니 며칠 내로 연락주겠다는 말만 믿었다가 한달여를 더 허비했다. 소비자로서 나의 권리를 찾기 위해 나설 때가 됐다.

하지만 대기업을 상대로 불만을 표시하고 메시지를 책임자에게까지 전달하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여러 방법을 강구하다 요즘 소비자들이 기업과 소통하는 중심 채널이 된 옐프(Yelp)를 찾았다.

자동차 브랜드의 유명 딜러인 만큼 옐프나 페이스북 페이지 등에서의 활동이 활발했다. 칭찬이건 비난이건 자신들에 대한 글이 남겨지면, 딜러의 고위 책임자가 직접 답글을 남길 정도다. 전화와 이메일은 쳐다도 안보면서 말이다.

로그인을 하고 구구절절하게 글을 쓴 뒤 후련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자고 일어나니 딜러의 책임자가 자신의 이메일을 댓글로 남겼다. 그에게 이메일을 쓰자 10분만에 전화가 와 다음 날 차를 맡길 수 있었다. 약간의 부품 값만 받고 나머지는 다 무료로 해주겠다는 보너스도 함께.

최악으로 떨어졌던 업체에 대한 이미지가 단숨에 최상에 근접할 정도로 높아졌다. 소셜 네트워크의 힘을 새삼 다시 느끼게 된 개인적인 경험이다. 주변에서 많은 사례를 접하고 취재도 해봤지만, 직접 경험을 하고 나니 '이 정도였던가'하는 감탄이 나왔다.

흥미가 생겨 평소 즐겨가는 한인업소들의 페이지를 여러 곳을 둘러봤다. 2~3년 전부터 한인 요식업소를 중심으로 소위 '잘 나간다'는 한인 업체의 대부분은 비한인 고객 덕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다양한 의견과 반응이 끝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소매업소를 운영하는 한 지인은 "종종 소비자들의 반응을 보고, 불만 사항이 있으면 이를 개선하려 노력한다"며 "이 정도는 이제 적잖은 한인 사업주들이 하고 있다"고 귀띔한다.

이번에 차를 수리하며 느낀 점은 이제 한발 더 나아가야 할 때라는 사실이다. 보다 적극적이고 먼저 다가서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 소비자들의 반응을 보고 반영하는 것은 좋지만, 자신이 이런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고객이 항상 옳을 수만은 없지만 고객의 의견을 잘 들었다는 표현을 해주는 것 만으로도 소비자들이 바라보는 인상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물론 억지를 부리는 진상 고객 때문에 마음 고생이 많다는 업주들의 불만도 있다. 그렇다고 대다수의 좋은 고객들과 소통할 기회를 잃을 수는 없다.

2년여 전 씨티은행의 트위터 고객 서비스가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불만을 접수하는 등의 업무를 트위터를 통해 실시간에 가깝게 처리하고 응답해 고객 만족도를 큰 폭으로 높였다. 약간의 수고와 비용으로 회사 전체의 이미지를 높인 것이다.

고객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다는 원칙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방법론에 있어서 달라진 세태와 새로운 소통방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은 소비자에게나 사업주에게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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