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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한국정원이 보고 싶다

[LA중앙일보] 발행 2014/05/27 미주판 22면 기사입력 2014/05/26 19:20

역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만한 투자가 필요하다. 요즘 이곳저곳 관광지를 다니면서 든 생각이다. 얼마 전에는 캘리포니아의 대표적이 관광명소 허스트 캐슬을 다녀왔다.

캘리포니아 중부 샌시메온에 위치한 이 성은 개인 저택이었다. 지금은 주정부에서 관리하며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있지만 처음에는 그저 개인이 살던 집이었다.

허스트 캐슬은 1919년 언론재벌 랜돌프 허스트가 30여 년에 걸쳐 완성한 저택이다.

허스트 캐슬을 보면 먼저 규모에 놀라고 정교한 건축과 성 곳곳에 있는 조각과 그림 등 수많은 예술작품에 또 한번 놀란다. 사실 '멋있다'는 감탄과 동시에 든 생각은 이 어마어마한 집을 짓기 위해 얼마나 돈을 쏟아부었을까다. 현시가로 허스트 캐슬을 매각한다면 얼마나 될까. 캐슬 내 있는 소품 하나하나의 가격만 해도 엄청날 테니 아마도 천문학적인 숫자가 나올 것이다.

한편으론 굳이 이렇게 막대한 돈을 투자해 집을 지을 필요가 있었나, 돈 쓸 때가 없었나보다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허스트의 건축에 대한 열정과 투자가 없었다면 지금의 멋진 캐슬을 볼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르자 그의 투자는 그만한 값어치가 있다는 결론을 냈다.

최근 방문지 중에 인상 깊었던 곳은 헌팅턴 라이브러리다. 특히 라이브러리 내에 조성된 일본정원과 중국정원은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 아름다웠다. 사실 별 기대않고 찾았었다.

하지만 일본정원을 보는 순간 착각이었음을 알았다. 입 밖으로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옆에 지나가는 관광객들과 "너무 아름답지 않냐"고 자연스레 인사를 건넸다. 사실 나는 감탄사에 인색한 편이다.

중국정원 역시 비슷한 듯 다른 아름다움 풍기고 있었다. 1에이커가 넘는 큰 호수 주위로 세워진 중국 전통 가옥들은 동양적인 정취를 흠뻑 풍기고 있었다. 그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든 생각은 부러움과 아쉬움이다. 한국정원은….

미국에는 300개가 넘는 일본정원과 10여 개의 중국정원이 있다고 한다. 한국정원은 2012년 버지니아 메도우락 식물공원 내 완공된 코리안 벨 가든 정도다.

LA수목원에 계획됐던 한국정원 조성 프로젝트가 궁금해졌다. LA수목원이 무상으로 부지를 제공하기로 하면서 한국정원이 금방이라도 조성될 것처럼 여겨졌지만 수년이 지나도 큰 진전이 없다.

가장 최근 소식이 지난해 9월 미주한국문화유산재단이 성금 모금에 나섰다는 얘기였다. 당시 지정계좌에 모인 돈은 10만3000달러에 불과했다. 한국정원 조성을 위해서는 총 1300~1400만달러가 필요하다.

중국 정원은 중국계 피터 파안나커가 1000만 달러를 기부하면서 빠르게 진행됐다. 현재 반 정도만 완성됐지만 기부가 이어지고 있으니 언젠가는 지금보다 더 아름다워진 중국정원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오래도록 사람들이 찾는 값진 유산이 될 것이다.

좋은 유산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열정이 있어야 하고 투자가 수반돼야 한다. 아름다운 한국정원을 레저면에 소개할 수 있는 날이 언제쯤 올까. 한국정원이 보고 싶다.

오수연 · 기획특집부 기자

오수연 · 기획특집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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