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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좌선의 방법

출가를 하고 원불교 대학교로 편입을 하였다.

새벽 5시부터 좌선을 하는데, 산 중의 법당에서 새벽에 근사하게 폼을 잡고 앉아 있노라면, 방법이나 목적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도 뭔가 대단한 일을 하는 것 같아 스스로 대견해 하면서 제멋에 취하곤 했다.

앞서 말씀드린 삼학(명상·지혜·실행) 중 '책 읽고 이해하고, 발표하고 토론하는' 지혜(경전)과목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학창시절 내내 해온 것이라 별다른 거부감이 없었다.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려 노력하고, 평가하고 반성하는 실행과목도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문제는 명상이었다. 오랜 시간 가만히 앉아있는 것도 쉽지 않았지만 아무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거나 생각을 비울수록 지혜가 밝아진다거나 하는 것들은 이해도 되지 않았을 뿐더러 어떻게 하라는 말인지 감조차 잡히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명상 과목이 중요하고 수행의 기본이라는 생각에 열심히는 했지만, 다소 막연하게 공부를 했던 것 같다.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고 했던가. 배워봐야 부족함을 알고, 가르쳐봐야 막힘을 안다고, 교무가 되고 직접 명상을 지도하면서 비로소 명상의 맛을 느끼게 되었다.

종파에 따라 여러 가지 명상 방법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불교에 바탕해서 일반적인 좌선의 방법을 소개한다.〔〈【 보통 좌선의 방법을 소개할 때 자세, 호흡, 생각을 이야기한다.】〉〕

편안히 앉되 가능하면 양 무릎을 바닥에 가깝게 한다. 허리는 곧게 세웠다가 가볍게 힘을 뺀다. 턱은 조금 당기고 눈은 반쯤 뜬 상태에서 2~3m 앞의 바닥을 바라본다. 양손은 원을 만들어 아랫배(단전) 앞에 놓는다.

호흡은 처음부터 너무 깊고 오래 하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아랫배를 이용하여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하되, 들숨과 날숨을 규칙적으로 해본다.

생각은 우리가 살아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지극히 자연스런 현상이다. 좌선 중 잡념이 일어나는 것을 성가시게 여기지 말고 알아차리는 즉시 다시 호흡에 집중하면 그만이다. 사실,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도 호흡이 규칙적으로 되는 단계에 이르면 잡념은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된다.

현지인들은 '입정'의 상태에 관심이 많다. 과연 '정(定)에 드는 것'은 어떤 상태일까. 좌선을 하다 보면 차 소리나 전화벨 소리가 들릴 때가 있다. 입정의 상태에서는 이소리가 어떻게 들릴까.

보통 입정상태를 '고요함'과 '초롱초롱함'이 공존한 상태로 이야기를 한다. 고요하되 멍한 상태가 되어서는 안 되고, 초롱초롱하되 잡념에 빠져서는 안 된다. 좌선 중에 다른 소리가 방해가 된다고 느껴지면 초롱초롱하기는 하나 고요하지 못한 상태이고,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고요하기는 하나 초롱초롱함이 없는 상태이다. 바른 입정 상태에 들면 소리는 더 또렷이 들리지만 그것이 고요함을 깨지 않아야 한다.

호흡에 집중(Concentration) 하는 단계에서는 일시적으로 소리가 안 들릴 수는 있지만, 입정의 상태인 주의(Attention) 단계에 들게 되면 의식은 더 분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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