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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함부로 판단하고 혼자 결정하는 리더

[LA중앙일보] 발행 2014/06/03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4/06/02 22:22

이재희/사회부 차장

#. 최근 열린 한 행사. 오전 11시에 열린다고 해서 갔더니 이미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상황을 확인하니 행사가 아닌 연습이었다.

주최 측 관계자와 초청 인사가 모두 참석했는데 왜 연습을 하는지 의아했다. 연습은 20~30분간 이어졌다. 오전 11시30분 몇몇 사람이 일어나더니 한 인사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 악수를 했다. 이날 행사의 VIP였다. 그는 한국에서 온 국회의원 출신 단체장이었다. 왜 연습을 했는지 의문이 풀렸다. 중요한 인물에 대한 예우는 물론, 필요하다. 하지만 이날 행사는 한 단체의 새로운 시작을 자축하고 초청 인사들로부터 축하를 받는 자리였다.

#. 요즘 오렌지카운티 한인사회는 한 단체의 이름 변경으로 조금 시끄럽다. 이 단체는 지난해, 30년 동안 해 온 사업의 이름과 장소를 바꿨다. 반대도 있었지만 그나마 공청회와 회의를 거쳐 정해진 것이었기에 반발이 거세진 않았다.

하지만 최근 단체 이름까지 바꾸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한인사회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몇몇이 결정한 것이었기에 이름 변경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단체는 한인사회를 대변하고 대표하며 한인사회에 속해 있기 때문에 회장을 비롯해 몇몇 사람이 마음대로 이름을 바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이유다.

하지만 문제는 이 단체 이사들조차 이름 변경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해당 단체장은 우려나 반대 목소리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좋은 뜻에서, 상황에 맞춰 판단하고 필요에 의해 바꿨기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50일이 넘어 간다. 처음엔 그저 충격이었다. 큰 유람선이 바다에 빠졌다는데, 많은 사람이 그 안에 있다는데. 그 다음은 절망이었다. 그 많은 사람을 구조하지 못하고, 안 하고 있다는데. 그 다음은 슬픔이었다. 그 많은 사람이 살지 못하고 죽었다는데. 그 다음은 분노였다. 선장과 선원이 승객을 버리고 빠져나왔다는데, 막을 수 있었는데 온갖 부정부패가 뒤엉켜 참사가 벌어졌다는데, 한시가 급한데 우왕좌왕만 하고 있다는데.

한심하기도 했다. 언론은 오보를 내고, 정부 기관은 대통령만 바라보고 있다는데. 희생자, 피해자 가족은 오죽했을까. 오죽하면 청와대로 향했을까.

#. 어느 모임 또는 조직에나 리더는 있다. 좋은 리더는 팔로어들이 자신을 바라보기보다는 각자 자리에서 각자의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좋은 리더는 함부로 판단하고 혼자서 결정하지 않는다. 좋은 리더는 신중히 생각하고 여러 사람의 의견을 물어 모두를 위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고민한다.

리더라고 해서 모든 걸 알 수 없고 항상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좋은 리더라면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다. 지금 리더의 자리에 있는 사람, 앞으로 리더가 될 사람, 좋은 리더란 무엇인지 고민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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