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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열 기자의 취재 그 후] 정치판 닮은 개신교의 좌·우 논쟁

공교롭게도 지난주 한국과 미국에는 '선거'라는 공통의 이슈가 있었다.

선거는 좌우의 이념 렌즈가 작동한다. 각종 정치적 사안은 진보와 보수의 프레임을 따라 해석 또는 이해되기 때문이다.

각각의 기준은 '사상'이란 푯대를 세워 민주주의의 건강한 균형을 잡는 양날개다. 다만, 이념 지향을 위한 척도로서의 구분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배타를 위한 선긋기라면 위험하다. 이는 진영논리를 통한 이분법적 사고와 극심한 대립의 폐해를 낳아서다.

특히 한국의 좌우 대립은 무섭다. 분단국가라는 역사적 아픔이 야기한 변질된 좌우 개념이 오랜 시간 뿌리 내렸다. 진보와 보수의 소중한 가치는 무시되고 표피적 개념만 철저히 정치적으로 이용된 결과였다. 심지어 '좌파=종북=빨갱이', '우파=수구=골통' 같은 극단적 등식까지 생성시켰다.



매카시즘적 사고의 횡포는 교계에도 존재한다. 이는 기득권 유지와 결속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보수는 전통을 수호하려는 습성이, 진보는 변화에 기반한 발전을 추구한다. 문제는 각각의 귀한 가치가 개신교에서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처럼 오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인교계의 현실은 아이러니하다. 주로 '보수 기독교'의 깃발을 내건 중·대형교회들은 오히려 시대를 쫓는 획기적 사역 전략과 시스템 개발로 변화와 발전을 지향한다. 성장을 위해 건물도 늘려갔다.

반면 세속화를 우려하며 개신교 전통의 본질적 가치(성경)를 지켜내려고 작금의 현실을 직시하는 부류가 막상 '기독 좌파'로 치부되는 이상 현상을 보이고 있다. 도대체 누가 '우파'고 누가 '좌파'인가.

이는 현재 교계 내에서 '보수'를 자칭하는 기득권의 카르텔이 빚어낸 실상이다. 지난 수년간 교계의 굵직한 문제와 각종 논란은 대부분 힘과 영향력을 가진 유명 목회자, 대형교회, 주류교단 등에서 비롯된 사례가 많았다.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비판을 금기시하고 체제 결속 및 문제의 합리화를 위한 암묵적 방편으로 이념의 선이 그어졌다. 그들이 선 밖의 부류를 공공연히 '기독 좌파'로 몰아가는 이유다.

비성경 또는 비상식에 대해 다시 성경으로의 회귀를 의미하는 기독교만의 '개혁(reformed)' 정신을, 체제를 뒤바꾸는 '혁명(revolution)' 같은 개념으로 혼동한 나머지 그들이 펼친 색깔론이었다.

교계를 왜곡된 좌우 프레임에 가둬선 안 된다. 그럼에도, '좌우 용어'를 쓰겠다면 기본 의미 정도는 제대로 정립해 사용했으면 한다. 아무렇게나 쓰다간 정치판 보다 못한 교계가 될 수 있다.

다만 교계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비상식에 둔감한 것보단, 성경에 민감한 게 낫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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