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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다시 내리는 사랑의 정의

얼마 전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의 심리학과 교수가 쓴 'LOVE 2.0'이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다. 저자 바버러 프레드릭슨 교수는 인간의 가장 보편적이면서도 소중한 감정인 '사랑'을 연구하는 심리학자다.

이 책을 관심 있게 본 이유는 저자가 펼치는 사랑에 대한 흥미로운 주장 때문이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우리가 흔히 사랑이라고 하면 남녀 간의 사랑을 먼저 떠올리지만 우리는 살면서 주변의 친구나 동료, 이웃, 심지어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도 사랑의 감정을 순간순간 주고받는다고 한다.

저자는 사랑을 정의하기 위해 활짝 핀 연꽃을 비유로 들었다. 연꽃은 어두운 밤에는 꽃잎이 닫히면서 자기밖에 모르는 시야를 갖게 되었다가, 아침 햇살을 받으면 꽃잎이 서서히 열리며 자기중심적 관점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처럼 사랑은 닫혔던 마음이 타인을 향해 서서히 열리면서 둘이 하나가 된 듯 마음이 두 배로 넓어지고 행복감이 충만해지는 순간의 감정이다.

저자에 따르면 사랑의 감정이 올라오기 위해서는 일단 얼굴을 마주하거나 최소한 목소리라도 같이 나누는 만남이 있어야 한다. 온화한 미소를 짓는 상대의 얼굴을 마주하거나, 같은 공간에서 내 이야기를 따뜻하게 들어주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한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다음으로는 그 사람과 공통된 긍정적인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 사랑의 감정을 일으키는 핵심 포인트이다. 긍정적 감정이란, 서로에게 감사해한다거나 좋은 일을 같이 기뻐한다거나 서로의 존재로 인해 마음이 편안해진다거나 웃기고 재미있는 일로 함께 즐거워했을 때 느끼는 감정들을 말한다. 이러한 교감은 우리의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을 열게 해줄 뿐만 아니라 무거웠던 마음도 가벼이 해주고 외로움에서 벗어나 따뜻함과 행복감을 느끼게 해준다.



우리는 사랑을 대단한 어떤 감정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런 사소해 보이는 긍정적 감정의 공유를 감히 사랑이라고까지 칭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그 순간 우리 몸에 놀라운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라고 한다. 먼저, 긍정적 감정의 교류가 시작되면 나도 모르게 상대의 행동을 따라 하게 된다. 상대가 웃으면 나도 따라 웃게 되고, 상대가 찻잔을 들고 차를 마시면 나도 모르게 찻잔을 들고 마시게 된다.

더불어 몸 안에서도 유사한 변화가 찾아오는데,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깊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두 사람의 뇌파가 아주 비슷해지면서 마치 뇌파끼리 춤을 추듯 주거니 받거니 한다는 것이다. 부모와 아이 사이의 감정 공유는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부모와 아이의 몸에서 동시에 분비된다고 밝혀졌다. 즉, 몸은 둘이지만 마치 하나의 몸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지금 사랑의 정의를 다시 내려보기를 권한다. 사랑을 이웃과 내가 둘이 아닌 하나가 된 듯한 경험의 순간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어렵지 않게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내가 바쁜 것 때문에 내 세계 안에서만 갇혀 지내지만 말고, 조금의 여유를 갖고 주위 사람들에게 미소를 지어보자. 먼저 마음의 문을 열어 이야기를 걸고 힘들어하는 사람의 어깨를 토닥여주자. 그럴때 우리는 순간순간 사랑을 경험하고 사랑 속에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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