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시의원 도전하는 데이비드 류의 경우
원용석/사회부 차장
이제 한인 커뮤니티는 데이비드 류 후보에게 관심을 둬야 할 시점이다. 류 후보는 내년 3월 3일 실시되는 LA시 4지구 시의원 선거에 출마한다. 이 지구 후보군 12명 가운데 유일한 한인이다. 4지구는 핸콕파크와 할리우드, 밸리 일부 지역 등 부유층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6살 때 미국으로 이민 온 1.5세인 그는 어린 시절부터 남을 돕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그는 UCLA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비영리단체에서 어려운 사정에 처한 이들을 돕는 일에 집중했다. 이후 한미연합회(KAC)에서 시민권 신청, 유권자 등록을 도왔고, 4·29 분쟁조정센터 등에서도 봉사했다.
또 럿거스 대학원에 재학하면서 뉴저지주와 워싱턴 DC 지역의 비영리단체들과 유엔본부, 서울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27살 때, 이반 버크 전 LA카운티 수퍼바이저에게 발탁돼 보좌관으로 6년간 활동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인생의 전환기였다. "내가 어려서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 '정치'라는 것을 그때야 깨닫게 됐어요. 가장 폭넓게 가장 많은 이들을 도울 수 있는 길을 찾은 것입니다."
류 후보를 보며 느낀 점은 크게 두가지다. 열정이 넘치고, 화술이 뛰어나다. 정치인으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인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탁월하다.
작은 에피소드 하나를 놓고도 듣는 이로 하여금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에서 정치인으로서의 면모가 보인다.
자신감도 넘친다. 그리고 솔직하다. 선거 당락도 결국 한인 투표에 걸려있다고 말한다. "4지구내 한인 유권자들의 50% 이상이 투표하면 결선 진출을 할 수 있고, 당선 가능성도 충분합니다."
4지구에서 한인 유권자는 8000여 명에 달한다. 4000명 이상이 투표하면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인 커뮤니티에는 류 후보 출마를 탐탁지 않게 여기는 이들도 있다. "아직 한인 시의원이 나올 시기는 아니다" "당선이 힘들 것이다" "인물이 아니다" 등 많은 이유들을 쏟아낸다.
그러나 이는 비단 류 후보만 겪었던 일이 아니다. 존 최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한인후보라고 우리가 무조건 지지해야 된다는 법은 없다. 하지만 타인종 시의원이 한인 커뮤니티 현안을 내 일처럼 잘 챙겨줄 것인가를 자문하면 답은 나온다. 한인 시의원이 탄생하면, 한인 커뮤니티의 염원인 '한인타운 단일화'에도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된다.
류 후보의 출마가 어리석다며 비방하는 이들을 볼 때마다 나는 록그룹 건스 앤 로지스(Guns N'Roses)의 노래 'Get in the Ring(링 안으로 들어와라)'이 떠오른다. 일단 그는 용감하게 링 위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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